리딩금융 경쟁도 가지각색...하나금융 '기업금융 강화' vs 우리금융 '증권·보험 영토 확장'

작년 리딩금융은 KB금융 하나금융, 기업금융 강화하고 있어 현장영업에 강점이 있다는 평 우리금융은 증권과 보험 매물 모셔오는 중 "PF발 충당금 또한 리딩금융 경쟁 변수"

2024-06-28     강기훈 기자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하나금융그룹.

리딩금융 왕좌를 쟁탈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현장영업을 통해 기업 대출을 크게 늘려 실적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심산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을 확충해 몸집을 크게 불리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들이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아야 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은 리딩금융 경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기업금융 경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하나은행이 최근 2년 간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KB금융은 4조631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금융지주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4조3680억원), 하나금융(3조4516억원), 우리금융(2조5167억원) 순이다. 

이 중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1위 KB금융과 각각 1조1803억원, 2조1152억원 차이가 난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강점을 내세우거나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강점을 살리는 선택을 했다. 현장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던 하나은행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한 2022년 3월 이후 기업금융에 공을 들였다. '영업통'인 함 회장은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지방에 위치한 중소·중견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62조4761억원으로 집계돼 KB국민은행(176조5165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국민은행이 0.56%(1조3591억원) 늘어날 때 하나은행이 2.8%(4조5349억원)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 내로 기업금융 부문 1위를 탈환할 수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은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다. 이에 올해 1분기 기준 은행 의존도가 95.8%에 달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증권과 보험을 가리지 않고 우량매물을 모셔 몸집을 불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증권 부문은 포문을 열었다. 지난 5월 3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결의했다. 오는 8월 출범되는 우리투자증권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투자은행(IB)에 특화된 증권가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보험 부문 역시 광폭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이날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본입찰에 참여를 포기했으나 여전히 보험 M&A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6일 우리금융은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실사를 통해 인수 시 그룹사와의 시너지 여부를 검토한 뒤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두 지주가 KB금융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걸림돌 역시 남아있다. 전체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잔액 중 재구조화가 필요한 PF만 최대 20조원에 달한다. PF발 부실이 금융권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또한 자산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조단위 충당금을 추가로 쌓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리딩금융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KB금융의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실적 또한 잘 나오고 있어 두 지주 입장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이 홍콩 ELS 여파를 직격당하지 않았음에도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실적 부문에서 후퇴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PF로 인한 추가 충당금 적립은 리딩금융 경쟁에 있어서 큰 변수"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