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살생물제 안전관리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50인 미만 영세 도급 업체 "인력도 예산도 부족해 걱정된다”

중대시민재해, 고의성 드러나면 최종적으로 시장도 법적 처벌 받을 수 있다

2024-06-25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6월 25일 과천 KOTITI 시험연구원에서 ‘자동차 업계 살생물제 안전관리 시범사업 설명회’가 개최됐다.

이번 시범사업 설명회의 핵심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자동차 산업분야에 시범 적용된다는 것에 있다. 중처법은 살생물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새로운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중처법에 포함되는 ‘중대산업재해’ 혹은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강하게 물을 수 있게 된다. 50인 미만 기업도 더 이상의 유예나 예외없이 이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우선 사업장에서 사망자나 부상자가 1명 이상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안전 의무를 다했는지를 법률적으로 들여다본다. 또한 동일 사업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발생했을 경우 대표이사 등 경영 책임자가 징역 및 10억 이하의 징벌적 벌금을 물 수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율성의 서연희 변호사는 중처법과 관련된 실제 법적 처벌 사례들을 이야기했다.

서연희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중처법에 따른 판례들은 경영 책임자의 책임을 엄격히 묻고 있다고 강조하며 "한 도급인 대표이사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이 사건에서 하청업체 대표이사보다 도급업체 대표이사가 더 강한 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서 변호사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사건에서는 과거 안전보건 의무를 위반한 전과가 있었던 대표이사가 크레인 사고로 인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라며 "이 판결은 경영 책임자가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경우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처법 시행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소규모의 도급 업체들의 경우에는 안전보건 관리 업무 수행 인력을 별도로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렵고, 예산 배정도 쉽지 않아서 매우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중처법, 세균 증식 및 부식 막기 위한 살생물제 안전 기준 강화

한편 이번 설명회에서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은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원료 및 제조물에도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보고, 이를 유통 및 판매한 사업주도 처벌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가혹한 외부의 기온과 날씨에 노출되는 자동차의 경우 가죽시트, 카매트, 에어컨 필터 등에 항균처리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살생물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의 보존 또는 항균 등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보존제 등을 사용한 살생물처리제품의 경우, 반드시 승인받은 살생물제품을 승인된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만약 이 기준을 위반할 경우 강화된 처벌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정부, 살생물제 안전관리 시범사업 컨설팅 제공 등 가이드라인 무료 제공할 것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기 전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 사업자들 스스로 적법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의 안전성을 높이고 살생물제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50인 미만 기업의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라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실제 50인 미만 기업의 안전보건예산과 인력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0.9%가 안전보건관리에 연간 1천만원 이하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었으며, 예산이 거의 없다는 기업은 13.9%에 달했다. 반면, 1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기업은 35.2%로 나타났다.

안전보건업무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기업 또한 28.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38.4%는 사업주가 직접 안전보건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32.4%는 인사총무(19.2%)나 생산관리자(13.2%)가 겸직하고 있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은 대형 사고가 벌어진 뒤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안전 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중대한 사고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여 제정되었다.  

이 법은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를 대상으로 한다. 산업재해는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재해를 의미하며, 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 등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만약 시에서 운영하는 버스에 살생물제 등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걸 정상적으로 보고했음에도 이를 묵살했다가 시민까지 피해가 생긴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최종 책임자인 시장까지도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