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횡령 1600억원 중 회수율 불과 9.7% ...금융범죄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근절될까?
6년간 1800억원 횡령사고 발생 은행이 이 중 85% 차지 회수율 10%도 안돼 1600억원 가량 증발돼 책무구조도 오는 7월 도입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가 6년간 1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회수한 금액은 전체 금액 대비 9.7%에 불과했다.
2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6년 반 동안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총1804억2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이 85%(1533억2800만원)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 9.1%(164억5730만원), 증권사 3.4%(60억6100만원), 보험사 2.4%(43억2000만원) 순이다.
이 중 우리은행이 734억9120만원에 달해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사고는 범죄를 저지른 직원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기에 횡령이 아닌 사기로 분류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이후 횡령 액수가 크게 불어났다. 2018년 56억6780만원 수준이었던 횡령액은 2021년 156억946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후 2022년 827억5620만원으로 나타나 정점을 찍은 뒤, 작년에는 642억6070만원 가량 횡령액이 발생했다.
문제는 횡령액 중 환수가 이뤄진 금액은 175억566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체 금액 대비 9.7%에 그치는 수준이다.
횡령액 규모가 갈수록 불어나는 것에 대해 강 의원은 "금융사 임직원의 준법 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인 내부통제 방안으로는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사 임원이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지는 것을 골자로 하는 책무구조도가 내달 3일 금융권에 정식 도입된다. 은행과 금융지주들에게 6개월 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늦어도 내년 초 업계에서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책무구조도로 인해 최대 CEO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횡령 등 금융범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제재책으로는 금융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범죄는 개인의 그릇된 윤리의식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책무구조도로는 이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명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책무구조도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며 "당국에서도 새로운 감독수단을 마련하겠다고 공헌한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