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회전문 인사' 차단하려고 인사교류심의회 설치한다지만...실효성은? "이것만으론 부족해"
윤준병 민주당 의원, 농협개혁법 발의 중앙회에 인사교류심의회 설치하는 내용 담아 오히려 중앙회 인사권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 나와 "외부 인사로 꾸려 독립성 강화해야" 개혁법 수정될 가능성 있어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22대 국회에 발의된 '농협개혁법'의 핵심 내용인 인사교류시스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 내에서 시행하는 인사교류시스템이 전문성 없는 인사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이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롭게 신설될 인사교류심의회가 도리어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회의 입김을 차단할 수단 역시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도 뒤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내 금융범죄가 계속 발생해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며 "인사교류시스템 역시 표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개혁법을 대표 발의했다. 작년 3월에도 해당 법안이 발의됐으나 이성희 전 중앙회장의 연임 문제로 인해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가지이나 핵심은 중앙회에 인사교류심의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중앙회와 지주회사 간, 지주회사 상호 간, 중앙회 사업부문 간 인사교류에 대해 심의하기 위함이다.
현재 농협 내부에 직원 간 인사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가령, 중앙회 직원이 농협은행에서 경험을 쌓고 이를 토대로 금융지주 혹은 중앙회 임원으로서 일할 수 있다.
문제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금융지주 및 은행에 임원으로 부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3월에 드러난 배임사고 역시 금융 지식이 부족한 중앙회 출신 직원이 내부통제를 총괄하다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5월 20일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이번달 28일에 끝나는 정기검사에 투입된 인력만 35명에 달한다.
인사교류심의회의 설치가 농협 임직원들의 금융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중앙회장 연임 건 역시 해소가 된 만큼, 이르면 올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인사교류심의회가 계열사에 대한 중앙회의 인사권을 도리어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 내부 인사들이 심의회 위원으로 들어가기에,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전문 인사가 차단되려면 중앙회 임직원이 심의회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 방지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학계 등 외부 인사를 심의회 위원으로 꾸린다면 심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현재 중앙회 정관 64조에는 이미 인사교류심의회 설치 근거가 명시돼 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또, 전무이사가 의장이 된다는 조항 역시 존재해 중앙회가 휘두르는 인사권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결국, 발의된 농협법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그대로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 역시 제기된다. 소관 위원회에서 의안을 수정해 법사위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정안이 최종 가결되면 중앙회 정관 역시 이에 맞춰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법에 아예 심의회 신설을 못박는다면 중앙회의 운신에 대한 구속력이 생길 것"이라며 "다만, 외부 인사를 위원회 위원으로 포섭하고 심의회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