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머스크 테슬라 CEO 제치고 인도 시장 '속도전'...전기차 투자·IPO 단행 '선점'
- 현대차인도,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IPO 예비서류 제출 - 정의선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 선도할 것" - 현대차,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SUV 전기차 양산 시작 ...2030년까지 전기차 5개 모델, 충전소 485개 등 구축 - 테슬라, 인도 전기차 공장 구축에 20~30억 달러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자동차 시장 속도전에 나섰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사상 최대인 4조원 규모의 현지 증시 상장 절차와 함께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의 자동차 시장에 대해 사업 확대 승부수를 던진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인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정의선 회장은 속도전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기업공개(IPO) 관련 예비서류(DRHP)를 제출했다고 17일 공시했다.
현대차는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또는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
"이라며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인도 현지 시장 분석을 거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15일 SEBI에 모회사인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전체 지분의 17.5%인 최대 1억4200만주를 매각할 계획을 담아 신청서를 제출했다.
IPO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에 현대차가 갖고 있던 지분 일부를 시장에 판매하는 '공개 매각' 방식이다.
인도에서 IPO를 통해 현대차가 조달할 자금은 최대 30억달러(약 4조1670억원)로, 인도 IPO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최대 IPO는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의 상장인데 당시 조달액은 약 25억달러(약 3조4725억원)였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지 증시 상장을 통해 직접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되면 현지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현대차의 인도 법인 IPO를 비롯한 인도 시장 전략에는 정의선 회장의 야망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회장 취임 이후 인도 시장을 자주 찾아 수시로 사업 전략 점검에 나서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을 펼쳤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의 인구 특성을 분석해 진입장벽이 낮은 소형차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동시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현대차는 GM, 포드 등의 수입차가 철수할 때 오히려 판매량을 꾸준히 늘릴 수 있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4월 인도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 전기차 생산 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10년간 쏟아붓는 투자 규모는 2000억 루피(약 3조3060억원)에 달한다.
전기차 라인업과 충전 인프라도 확대한다. 현대차는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전기차 충전소도 485개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인도 배터리 전문 기업 엑사이드 에너지와 인도 최초의 배터리 생산도 추진한다. 이로써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에 대한 현지화로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지 배터리 생산이 이뤄지면 현대차는 가성비 높은 전기차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한편, 인도는 지난해 기준 세계 5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로 확대하는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특히 정의선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격돌이 예상된다.
머스크 CEO는 최근 3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지난 4월 만날 계획이었지만 연기됐다. 테슬라는 인도 전기차 공장 구축에 20~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CEO는 인도 방문을 올해 말로 연기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모디 총리의 3연임을 축하하며 "인도에서 우리 회사들이 흥미로운 일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머스크 CEO가 주춤한 사이에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으로 시장 선점효과를 차지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속 성장을 이어왔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인도 점유율은 각각 14.6%, 6.2%로 2위와 5위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