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공지능은 정말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까

2024-06-14     조아라 기자
[사진=UNSPALSHED]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지난 2월 챗GPT를 개발한 미국의 오픈에이아이는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고화질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서비스 ‘소라(Sora)’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용자가 요구하는 대로 그림과 영상을 만들어 내고, 최적의 선택을 제안해 주는 AI는 언뜻 보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요술 방망이 같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학습’이다. 현존하는 더 많은 양의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그 인공지능은 성장한다. 인공지능이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입력값’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소수가 점유하지 않은 공공재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기술을 개발한 자본과 기업만의 온전한 소유라고 볼 수 없다. 이같은 인공지능의 공공적 성격을 간과한 채 일부 소수가 인공지능의 혁신과 가치를 점유한다면 노동의 미래 역시 밝지 않다. 인공지능의 혁신과 가치를 사회가 공유할 방법을 찾고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가 반드시 디스토피아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의 도입이 노동생산성 향상과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서 노동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이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생산성 향상에 있다. 이를 통해 노동 효율 확보와 함께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과로 사회인 한국에도 인공지능 도입은 새로운 기회다. 이미 노동시간이 노동생산성에 비례하지 않은 시대임에도 한국은 여전히 과로에 시달린다. 인공지능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이는 ‘돈벌이’를 위한 노동으로부터 해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한 일자리를 찾는 이들도 늘 수 있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다. 

문제는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가 가져온 생산성과 이윤의 향방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인공지능의 결과물이 소수의 자본과 기업이 독점했을 때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는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인공지능 도입 초기인 지금 이미 수많은 빅테크 기업들과 대자본들이 인공지능 기술에 자본을 투입하고 시장을 장악 중이다. 기술은 기업과 자본의 것일 수 있어도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기업의 고객과 시민이다. 

더욱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부수적인 일자리는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이 대다수다. 이미 인공지능의 노동을 보조하는 ‘유령노동‘은 여러 사회에 등장했다. 알고리즘의 허점을 찾고 인공지능의 작업상 결함을 고치는 유령노동자들은 저임금의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가 유토피아적 변화가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결과물의 독점을 막고 사회와 공유하는데 그 답이 있다. 

SF소설가 테드 창은 지난 5월 한겨레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은 자본주의의 칼날을 더 날카롭게 하는 ’칼갈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혁신이 가져올 것이라고 모두가 떠들지만 그것이 정말 혁신인지 기존 사회의 약자와 사각지대를 쥐어짜 만들어내는 혁신과 이윤인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전부터 논의되어 온 ‘인공지능세’와 같은 제도를 통해 인공지능의 결과물을 사회 전체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자본주의의 칼갈이가 아닌 사회 공동체를 위한 방항계가 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