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내 금리 인하 불투명해지자...부실채권 투자 대폭 늘린 하나·우리금융 '방긋'
작년 NPL 매각 규모 5.5조원 전년 대비 126% 불어나 하나·우리금융, 자금 끌어모아 NPL 투자 늘려 미국 연내 금리 인하 1번만 할 듯 NPL 시장 '레드오션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부실채권(NPL)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작년 NPL 매각 규모가 전년 대비 100% 이상 불어났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와중에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NPL이 쏟아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두 지주는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금융지주가 은행 의존도가 높은데 NPL 투자는 이를 낮출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며 "올해 NPL이 더 늘어날 예정이기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NPL 매각 규모가 5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2조4000억원 대비 126%(3조1000억원) 급증했다.
올해는 NPL 매각 규모가 연간 8조~10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4월 말 기준 NPL 매각 규모는 2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NPL 시장이 커지는 추세에 있자 금융지주들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 5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1200억원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3200억원대로 불어났다.
지난 5월 말 하나에프앤아이는 자금을 모으고자 총 2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모집에 나섰다. 1조2310억원 어치의 주문이 몰리자 하나금융 측은 2000억원을 증액하며 총합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또, 하나에프앤아이의 지분을 99.86%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하나에프앤아이의 잔여 지분 인수를 통해 완전 자회사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주 차원의 지배력을 강화해 NPL 투자 관련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기 위함이다.
눈치 빠른 두 지주의 올해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올해 누적 기준 7284억원 규모의 NPL을 매입했다. 최근 은행권 NPL 매각 입찰에서 5217억원 어치의 NPL을 낙찰받은 게 주효했다. 작년 누적 기준 NPL 매입 규모가 8122억원에 달했던 만큼, 올해 작년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올해 누적 기준 1조210억원의 규모의 NPL을 모셔왔다. 2023년에 이어 1조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와 내년 두 지주가 NPL 투자를 통해 더 큰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이미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NPL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령, OK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3월 말 기준 NPL 비율은 9.48%로 나타나 작년 말 대비 1.92%포인트(p) 증가했다.
NPL 발생을 유발하는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1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연내 금리를 단 1회만 내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3회에서 크게 축소된 것이다.
NPL 입찰 경쟁이 더 심해져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경우 작년 12.2%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으나 올해는 9.7%로 줄어든 바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새롭게 NPL 투자 전문회사가 설립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금융지주들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지만 추가적인 시장 개척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