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덤핑에 관세장벽 EU까지 확대...기재부,국내車 산업 피해 주시하며 대책 마련
중국차 우리나라 대거 진출 예정, 8% 기본 관세 새로운 갈등 요소 될지도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최근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8.1%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약 40억 달러의 무역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간 12만 5천 대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EU의 자동차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럽, 미국 등이 중국차 덤핑을 막기 위해 관세를 올리고 있는데 한국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전기차가 한국에 덤핑으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이와 관련해 국내 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산업부 무역위원회에서 10개월 정도 조사기간을 거쳐서 권고안을 내고 이를 토대로 덤핑방지관세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는?
EU가 중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불공정 보조금이다. 유럽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 불공정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유럽의 중국 관세 인상 발표는 중국 정부가 경쟁에서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시장 보호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유럽 내 전기차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높은 관세는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 대신 유럽산 전기차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셋째, 무역 불균형 해소다. 이번 관세 인상안에는 중국산 전기차의 유입을 제한하여 무역 불균형을 시정함으로써 유럽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있다.
미국,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들 “중국산 자동차 막아라”
EU 외에도 여러 국가들이 연이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이를 4배 상향하여 100%로 올리는 추가적인 관세 인상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특히 튀르키예는 중국산 자동차, 특히 전기차에 대해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2023년 초 튀르키예는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로 40%의 관세를 부과하여 총 관세율을 50%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조치는 튀르키예의 첫 국내 생산 전기차 브랜드인 토그(Togg)를 보호하고,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또한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수입하려는 업체는 전국에 최소 140개의 공인 지점을 운영하고 콜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는 대부분의 중국 제조업체들이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와 같은 관세 인상과 규제는 튀르키예가 자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고, 무역 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최근 유럽연합(EU)의 조치보다 앞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튀르키예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주도적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글로벌 관세 변화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수입차 물량이 줄면서 자국 내 자동차들의 생산량이 늘어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관세 장벽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했다.
관세 장벽을 통한 '자국산업보호'의 역설, 장기적으로 결국 '자국산업고립' 불러와
관세 전문가는 "관세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들은 서로의 관세에 계속 보복하여 무역량이 감소하고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라며 "자국산업보호가 오히려 자국민을 괴롭히는 역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라고 했다.
특히 "2002년의 미국 철강 관세와 2009년의 타이어 관세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었지만, 이러한 자재에 의존하는 다른 산업의 원가를 상승시켜 경제 전반의 효율성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는 "관세는 신흥 산업을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경쟁 압력을 줄여 비효율성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는 산업이 혁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대신 정부 보호에 의존하게 만들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하락하고 궁극적으로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라고 했다.
한국의 중국차 관세 정책, 문제없나?
관세 전문가는 “대한민국은 현재 중국차에 대해 휘발유차와 전기차 모두 동일하게 8%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추가로 자동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부가세 등의 세금이 붙게 되면 실제 차 가격은 20%가 오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차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BYD등 중국차 업체들은 공식적으로 한국 진출을 선언했고, 상대적으로 국산차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전기차들이 쏟아져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와 기아 등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차들이 가격으로 '치킨 게임'을 벌이게 되면 양국 간 경제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전문가는 "경차나 소형차 등의 저렴한 차량들을 많이 내놓지 않고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시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있고, 이 틈새를 중국 전기차가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점점 더 고급 차량시장까지 넘보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