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 투자 부실규모 2.4조 넘어...금감원 "우려할 만한 수준 아냐"
작년 금융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 57조6000억원 이 중 부실규모는 2조4100억원 부실 잔액 전 분기 대비 1000억원 늘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야"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57조원이 넘는 가운데 부실이 우려되는 금액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권 총자산에 대비해 투자금액이 크지 않아 당국은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작년 12월 말 기준 5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 56조4000억원 대비 약 1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이 31조3000억원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11조6000억원), 증권(8조8000억원), 상호금융(3조7000억원), 여신전문금융(2조1000억원), 저축은행(1000억원) 순이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11조5000억원), 아시아(4조2000억원), 기타 및 복수 지역(7조2000억원) 순이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투자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잉공급됨에 따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붐이 일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부동산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 손실이 불어나는 중이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한 단일 부동산 사업장 35조1000억원 중 2조41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작년 9월 말 EOD 발생 자산이 2조31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1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EOD는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때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부동산 손실이 확대되고 있으나 이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 금융사들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고 있어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기준 금융권 총자산은 6859조2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이 57조6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0.8%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또 국내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도 당국이 제시한 규제비율인 15%를 상회하고 있어 자산 건전성은 아직까진 문제 없는 편이다.
다만, 추가로 부실 규모가 불어날 수 있어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미국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추가로 내릴 위험을 배제할 순 없다"며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유도하고, 대체투자 프로세스를 점검할 계획"이리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