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외국기업 국내 상장 '선봉장' 시동...3년만에 신규 상장기업 나올까?
지난 2021년, 네오이뮨텍 이후 외국계 기업 상장 전무 영국 딥테크기업 테라뷰, 프리IPO나서...하반기 예비 심사 청구 준비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지난 2021년 이후 국내 증시에 단 한 곳의 외국계 기업도 신규 상장하지 않은 가운데, 삼성증권이 영국계 광 솔루션 기업 ‘테라뷰(Teraview)’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테라뷰의 상장이 성사될 경우, 침체된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시장의 회복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테라뷰는 최근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착수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테라뷰는 ‘테라헤르츠(THz)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파괴 검사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으로, 반도체·2차전지·의료·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테라헤르츠 파장은 엑스레이보다 안전하면서도 정밀도가 높아,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돈 아르논 테라뷰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핵심 국가”라며 “한국 증시 상장을 계기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제품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테라뷰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지난 2021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한 미국계 바이오기업 네오이뮨텍 이후 약 3년 만에 외국계 기업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 동시에 유럽 권역 기업으로서는 첫 번째 상장 사례가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외국기업들이 국내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였다”며 “정부와 거래소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글로벌 우량기업의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상장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거래소는 외국 회계법인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적격 해외시장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소가 인정하는 기업에는 ‘패스트트랙(신속 심사)’ 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김기경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은 “글로벌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국내 투자은행(IB)의 역량과 전략적 접근이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코스닥 시장이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자금 조달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저평가 문제 해소와 명확한 상장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계 기업의 상장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뷰티테크 기업 ‘미미박스(Memebox)’다. 미미박스는 국내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지만 현재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북미 시장 비중만 50%에 이른다. 지난해 전년 대비 30%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해외에서 얻은 수익을 국내에 환원해 한국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100% 국내 생산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수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테라뷰와 미미박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외국계·글로벌 매출 중심 기업의 국내 상장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침체된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