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재판부, 8월말까지 배당 중지 결정 이유는...7월 22일 공판준비기일 또 열기로

- 서울고법, 형사13부 요청에 따라…사건 배당 중지 결정 - 사건 쟁점 복잡하고 추가 심리할 분량 방대한 점 등 고려

2024-06-05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2심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당분간 새로운 사건을 맡지 않는다. 

이는 해당 재판부 요청에 의한 것으로, 이재용 회장 항소심 재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 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오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두 달간 새로운 사건을 배당받지 않기로 했다.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지난 5월 27일 재판부가 법원에 배당 중지 요청을 했고, 법원은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5월 31일 재판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법원 예규상 집중 심리가 필요할 때 재판부는 법원에 새로운 사건 배당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또 필요할 경우 배당 중지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배당 중지 결정은 사건의 중요도는 물론 쟁점이 복잡하고 항소심에서 추가 심리할 증거와 기록의 분량이 방대한 점이 고려된 것"이라며 "재판부가 이재용 회장 항소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전략실과 공모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불법적 합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재용 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시세 조종 등을 동원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재용 회장이 불법 합병을 은폐하고,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본잠식을 막으려 4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적용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3년 5개월 동안 심리한 끝에 지난 2월 5일 이재용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19개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 분량만 A4 용지 1600여쪽에 달한다.

1심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사실까지는 인정했다. 하지만 '합병이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만을 위한 것'이라는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부진의 늪에 빠진 삼성물산을 살려 신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경영상 판단'에 따라 합병했다는 이재용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1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재용 회장과 함께 재판받은 전·현직 임원 10명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검찰은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 거래 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에서 1심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1360쪽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내고, 증거 2000여 건을 새로 제출했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전문가 등 11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재용 회장 측은 지난 5월 27일 열린 2심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중 상당수는 이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다. 검찰 의견에 맞는 진술을 법정에서 듣겠다는 게 항소심에서 적절한지 의문이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 적절한 지 잘 모르겠다"며 반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7월 2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차례 더 열기로 했다. 증인 신문 필요성에 대한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변호인들이 검찰 측 증거를 열람·복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