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잇따른 유증 배경은 '부동산'...우리저축 '위기관리'·우리F&I '입지 강화'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 유증...'부동산 불경기 위기관리용' 우리에프앤아이에 1200억 NPL 실탄 제공...부동산 PF 연착륙 반사이익 노린다 비은행부문 강화 위한 자회사 대상 자금지원 잇따라
[녹색경제신문 = 김진희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온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자회사들에 잇따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선 가운데, 그 핵심에 '부동산'이라는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부동산 대출 관련 예상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과정에서 공격적 사업 강화를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해서라는 점에서 양사의 표정은 사뭇 다르다.
4일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결정된 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로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우리금융저축은행 이사회에서 결의된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것이다. 납입 예정일은 오는 10일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자본 적정성을 제고하고 지속 성장해 그룹 비은행부문 강화의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유상증자의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대상 유상증자는 지속적으로 실시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종합금융에 5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포스증권과의 합병을 마무리 지었고, 지난달에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1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 결정된 두 건의 유상증자에서 모두 '부동산'이 주요 배경으로 언급됐다는 것이다.
부실채권(NPL) 투자전문사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투입된 대규모 자금은 NPL 매입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NPL 자산 매입 확대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은행권 NPL 경쟁입찰 매입액 기준 NPL 시장 규모는 4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2024년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 관련 정책이 본격 실시됨에 따라 NPL 매각이 늘고 그 과정에서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 반사 이익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지난해 NPL 시장 점유율은 12.6%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의 자기자본은 올해 1분기 2058억 원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3200억 원대로 증가하게 된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관계자는 "NPL 물량 증가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니즈가 있었다"고 말했다. 공격적 사업 강화에 앞서 자금 투입용 유상증자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NPL 투자업계에서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대신에프앤아이와 업계 점유율 3,4위를 다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으로서 자본 적정성을 제고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부동산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실적은 부동산 관련 대출 익스포저 충당금 증가와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NICE신용평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PF 대부분이 브릿지론으로 구성돼 있어 질적 위험이 존재한다"며 "경기회복 지연과 부동산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개인 연체율과 브릿지론 건전성의 추가 저하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NICE신용평가는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보고서를 4일 발표해 "이번 유상증자는 우리금융저축은행 신용도 방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잠재부실 우려와 수익성 저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완충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 규모에 대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이 1600억~1700억 원 규모인 것을 감안할 때 절반 이상 수준인 1000억 원 증자로 올해 부정적 여파가 발생해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로 판단한다"며 "회사 대출 포트폴리오도 작년 하반기부터 보수적 기조로 전환해 관리해왔고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적기 단행으로 한숨 놓은 셈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