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있다”...설익은 '직구 금지령' 후유증

정부, '직구 금지령' 논란으로 즉시 입장 발표 직구 피해 대응 안전기지 구축 계획 다시 '원점' “득(得)은 없었고, 실(失)만 있었다”는 지적 나와 업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해야"

2024-05-29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정부가 설익은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 피해 예방법을 내놓았다가, 이를 사실상 즉시 철회하면서 직구 피해 대응 안전기지 구축 계획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서 정부는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일부 품목의 직구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일부에겐 일종의 ‘직구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정부는 이후 안전 조사를 강화하고 위해성이 확인된 품목만 걸러 차단할 계획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설익은 규제 계획 발표에 이미 신뢰가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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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정부의 섣부른 ‘직구 금지령’ 발표 사태에 대해 “득(得)은 없었고, 실(失)만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직구플랫폼·구매대행업체·소비자 등에선 정부가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혼선’을 빚었다는 점에 실망감을 내비쳤다.

한 직구플랫폼 업체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새로운 지침이 있으면 계도기간이라던지, 실효성 등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새로운 정책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무마가 됐다”며 “정부의 번복으로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이커머스 업체는 <녹색경제신문>에 “애초에 발표된 사안이 이해하기도 어렵고, 모호한 점이 있었다”며 “플랫폼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웠으나, 가장 당황한 쪽은 오픈마켓 셀러나 구매대행업체들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매대행 관련 커뮤니티에선 일부 제품의 입고신청을 해놓고,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글들도 다수 올라왔다.

자신이 구매대행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A씨는 한 커뮤니티에 “커피머신을 주문해 6월 초 입항 예정인데 취소해야 하냐”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혼란스러웠던 것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직구 금지’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소비자들은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안전한 상품을 원한다고 해서 선택권을 침해당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일부 유통업계에선 정부의 섣부른 태도가 이후 새로운 안전 대책 방안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책을 추진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미 여러 관계의 신뢰를 저버린 터라 정부에서도 선뜻 새로운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최근 ‘해외직구피해예방 TF’조직을 꾸렸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해외직구 제품의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 소통을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직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모니터링 강화 외에도 별도의 '안전기지' 구축은 여전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한차례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플랫폼, 대행업체, 소비자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는 대책 마련에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