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사고 2조원 육박...HUG 부담 눈덩이

HUG 대위변제액 회수율 10%대 그쳐 금융기관으로 분류해 경쟁력 강화해야

2024-05-21     박금재 기자
[사진=HUG]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내어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세입자를 구제하기 위해 자체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데 보증사고 규모가 커지면서 부담 역시 가중될 전망이다.

21일 HUG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9062억원, 사고 건수는 8786건이다. 월별 사고 규모는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이다. 올해 1~4월 보증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30억원과 비교하면 76%인 8232억원이 증가했다. 세입자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1~4월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1조265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위변제액 8124억원과 비교해 55.8% 상승한 것이다. 업계는 올해 사고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사고액 4조3347억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전세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보증사고 규모가 커진 탓에 HUG의 집주인에 대한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10%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 2019년 58%였던 전세 보증보험 대위변제액 연간 회수율(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은 2022년 말 24%, 지난해 말 14.3%로 급감했다. 지난해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3조5544억원을 내줬는데 이 가운데 5088억원만 회수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HUG 관계자는 "경매 절차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위변제 이후 채권 회수까지 통상 2∼3년가량이 소요된다"며 "최근 대위변제가 급증하는 추세라 당해연도 회수율이 10%대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돼있는데, 이 법이 최종 통과된다면 HUG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HUG가 전세사기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자금인 주택도시기금을 더 큰 규모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HUG 측은 만약 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는 HUG의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3조8598억원이었는데 업계는 HUG의 올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약 7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도 HUG의 위기를 의식해 현물출자를 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국토부는 최근 HUG에게 4조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손실규모가 7조원대로 예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세수 부족으로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UG에 정통한 관계자는 "HUG의 성격을 바꾸기 위해 법률을 따로 제정해 금융기관으로 분류시킨다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HUG가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주택시장 전반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