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는 농식품부 소관인데 지배구조 메스 드는 쪽은 금감원...사이에 낀 농협금융은 '전전긍긍'

금감원, 오는 20일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정기검사 농식품부는 지켜본다는 입장 농협중앙회는 농식품부 소관 금감원이 우회적으로 농협금감원에 메스 든다는 말 나와 "소관부처 하나로 정해야 문제 해결"

2024-05-14     강기훈 기자
NH

금융감독원이 최근 배임사고가 벌어진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금융범죄를 유발하지는 않았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의 담당 소관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인 만큼, 정부부처 간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선 소관을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금감원이 농협중앙회가 아닌 농협금융을 직접 검사하기 때문에 사전에 조율된 건 없다"며 "농식품부는 검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0일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에 대해 정기검사를 착수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최대주주 농협중앙회의 경영개입이 금융사고를 유발하지는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3월 7일 금감원은 농협금융과 계열사들에 대해 3주 간 수시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4월 22일에는 정기검사를 위한 사전검사 또한 진행하기도 했다. 

통상 수시검사의 경우 5명의 검사 인력이 2~3주 정도 검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정기검사는 최소 6주 동안 30여명에 달하는 인력이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강도가 훨씬 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같은 정기검사를 두고 금감원과 농식품부 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금감원이 겨눈 칼 끝이 농협중앙회를 향해 있으나 정작 농협중앙회는 농식품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을 100% 갖고 있어 사실상 모기업에 해당하지만 금감원이 직접 농협중앙회에 메스를 댈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농식품부는 아직까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측에서 2년에 한번씩 금융지주들을 정기검사하고 있고 앞으로 진행될 검사도 마찬가지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선을 넘어 농협중앙회 전반을 건들이진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소관이 모호해 가장 당황스러운 곳은 바로 농협금융이다. 농업협동조합법 1조에는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와 같이 농협의 존재 목적이 명시돼 있다.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또한 예외가 아닐 수 없기에 농식품부로부터 관리 및 감독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한편으로는 농협금융이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의 영향 아래에도 놓여 있어 금감원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설립 때부터 이중적으로 압박을 받기에 농협금융 입장에선 정기 검사 때마다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땜질식 처방'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검사하는 것으로는 사후약방문처럼 당장의 문제만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결국 소관부처를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국회에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협중앙회를, 정무위원회가 농협금융을 담당하고 있어 가지각색의 의견이 나오지만 오히려 문제 해결을 방해할 뿐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예전부터 농협금융과 은행 쪽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금감원이 검사를 단행했지만 결국 일시적인 처방에 그쳤다"며 "법을 뜯어고쳐 단일대오로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금융사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