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예∙적금 잔액 5조원 돌파… “미래 고객 모셔라” 은행권, 어린이 고객 유치 열풍
지난해 기준 미성년 예적금 잔액 5조원 ↑ 미래 잠재 고객 대상 은행 상품 출시 예적금 뿐만 아니라 용돈 관리 기능까지
지난해 기준 시중은행 미성년 예∙적금 잔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이 미래 고객인 청소년 대상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힘쓰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7월 기준 미성년자 예∙적금은 5조513억원에 달했다. 계좌 수는 279만9703개로 300만9491개였던 2020년 이후 계속해서 줄었다. 하지만 잔액은 계속해서 증가세였다. 2020년 4조4630억원이었던데 비해 13.1%(5882억원) 증가했다.
구간 별로 살펴보면 1000만원 미만 예∙적금이 2조986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1조5514억원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 2247억원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1612억원 ▲5억원 이상 103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미성년자 예∙적금은 100억원이었다. 5억원 이상의 예∙적금을 잔액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100명에 달했다.
이렇듯 미성년자 고객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시중은행은 미성년 대상의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미성년 고객의 보유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 아니다”면서도 “미래의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 미성년 고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미성년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우리 아이 스타뱅킹 시작하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 아이 스타뱅킹 시작하기는 미성년의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복잡한 서류나 은행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자녀의 금융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부모는 본인의 KB국민인증서나 공동인증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활용해 자녀 이름의 통장을 개설하고 인터넷 뱅킹에도 가입할 수 있다.
영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시중은행 서비스도 출시됐다. 신한은행은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리틀 신한 케어’ 플랫폼을 선보였다. 출산 예정인 부모가 리틀 신한 케어 서비스를 통해 태아 출생 예정일, 태명 등을 등록하면 출생일 전후 알림을 받고 계좌 개설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작성하면 이후 미성년 자녀가 편리하게 금융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꼭 예∙적금 상품이나 금융거래가 아니라 체험형 금융 플랫폼도 출시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아이부자’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아이부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각자의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용돈을 주고받는 등 다양한 금융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앱이다. 출시 이후 미성년자와 부모 고객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2021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가 140만명에 달한다.
저출생으로 인해 인구 지속적인 인구감소가 예상된 상황에서 은행들의 미래 고객 모시기 열풍은 계속될 전망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잘파세대(제트세대 + 알파세대)의 부상’ 보고서에서 “잘파세대는 아직 독립적 소비 지위를 갖지 못하나 양적∙질적으로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한 소비 집단이다”라며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한 마인드셰어 선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도 “예∙적금 상품뿐만 아니라 금융 플랫폼 등을 통해 미성년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서비스를 앞으로도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