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야금야금 용량 줄이는 식품·생활용품 '슈링크플레이션' 금지
공정위, 용량 줄인 상품 '3개월 이상 고지’ 의무 부과 라면·화장지·샴푸 등 소비자 밀접 상품 포함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 용량을 줄여 가격을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이 횡행하는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개정된 고시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제조업자들은 상품의 용량을 줄인 경우 3개월 이상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가 제품의 용량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 기업들이 상품의 용량·규격·중량·개수를 축소해 소비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부담하는 상황을 금지하고자 한 것이다.
공정위는 3일 '소비자기본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를 개정했다.
공정위는 최근 가격을 유지하고 용량 등을 줄이는 상품들의 사례가 많아져 해당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3일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식품업계 등을 비롯해 상품의 용량을 축소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사례가 많아졌다는 판단하에 고시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단위 가격 표시 의무가 있던 품목,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품목 등을 한국소비자원과 협의한 후 고지 품목으로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시를 통해 용량 변경을 표시해야 하는 대상제품은 가공식품 80개 항목과 일용잡화 및 생활용품 39개 항목이다. 구체적으로 햄, 우유, 설탕, 커피, 치즈, 라면 등의 가공식품과 랩, 호일, 화장지 등의 생활용품이 포함됐다.
앞으로 물품을 제조하는 사업자는 상품의 용량 등을 축소할 경우 변경된 날로부터 3개월 이상 '포장 등에 표시', '제조사 홈페이지에 게시', '제품의 판매장소에 게시' 중 하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생긴다. 만약 해당 의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기본법' 제86조에 따라 1차 위반 시 500만원, 2차 위반 시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용량 축소 시 가격을 함께 낮춰 단위가격이 변하지 않거나, 용량 등의 변동 비율이 5% 이하인 경우에는 고지를 제외할 수 있다.
공정위는 해당 고시에 대해 사업자들이 개정된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개정 고시는 사업자들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발령일로부터 3개월 후인 오는 8월 3일부터 시행된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제조사와 소비자 간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이 온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더 인정받는 거래문화가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