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팀 쿡 애플 CEO 등 글로벌 리더 80여명, 중국 베이징 찾은 이유는

- 베이징 댜오위타이서 24일~25일 '중국발전포럼' 열려 - 외신 "시진핑, 포럼 후 미국 재계 인사 회동 가능성"

2024-03-25     박근우 기자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 등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중국발전고위급포럼(중국발전포럼)'에 대거 참여했다.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총리 등 고위급이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는 행사다.

중국발전포럼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지속 발전하는 중국'이라는 주제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4일~25일 양일간 열린다. 

전날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해외 다국적기업 CEO는 팀 쿡 애플 CEO 등 모두 82명이었고, 본사 소재지 기준으로는 미국이 가장 많았다.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인 자격으로,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학자 자격으로 각각 포럼을 찾았다.

작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왕원타오

중국 관영 영자매체 차이나데일리는 팀 쿡 CEO가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을 접견해 대화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고 22일 보도했다.

팀 쿡 CEO는 애플이 최근 상하이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하고 초대형 매장을 연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중국 공급망, 연구개발(R&D), 매장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올해 첫 6주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중국 정부는 공무원과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알 나세르와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미국 반도체기업 AMD의 리사 수 등도 참석자 명단에 올랐다.

포럼 측은 셸, 토탈에너지, 홍콩상하이은행(HSBC), 네슬레, 페덱스, 보쉬, BNP파리바, 히타치, 지멘스, 카길, 휴렛팩커드(HP), 바이엘, 퀄컴, 미쉐린, 티센크루프, 로레알, 스타벅스, 매켄지앤드컴퍼니, 블룸버그 등의 CEO도 참석한다고 전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와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국제기구 인사들도 참가한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개막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 시진핑(習近平)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굳센 지도 아래 우리는 외부의 압력을 버티고,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연간 경제·사회 발전 주요 목표를 원만하게 달성했다"며 "중국 경제의 장기적 호전이라는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부터 효율적인 시장과 능력있는 정부를 더 잘 결합한 제도 메커니즘을 적극 만들었다"면서 "각종 기업(국유·민영·외자·합자 등)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제도형 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높은 수준의 개방으로 끊임 없이 세계와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포럼은 주제 심포지엄과 비공개 심포지엄으로 구성된다. 

주제 심포지엄에는 ▲중국 지속 발전의 동력과 전망, ▲탄소 중립과 글로벌 기후거버넌스, ▲인공지능(AI) 발전과 거버넌스, ▲건강 산업, ▲디지털을 통한 산업 전환, ▲신형 소비·내수 잠재력 진작, ▲글로벌 경제 성장세 등이 있다. 

비공개 심포지엄은 중국 부동산 주무 부처인 주택도시농촌건설부와 보건을 담당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시장감독관리총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각각 개최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럼 이후 27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에반 그린버그 최고경영자(CEO), 미·중관계전국위원회 스티븐 올린스 회장, 미·중기업협의회 크레이그 앨런 회장 등 미국 재계 리더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시 주석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았을 때 미·중관계전국위원회와 미·중기업협의회가 만찬을 주최한 데 따른 중국의 후속 조치 차원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대외 개방 의지를 직접 미국 측 재계 인사들에게 피력할 기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