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하니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방식 바꾼다…지난해 카카오 매출 8조원 이하로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회계 변경 추진 징계 수위 완화 의도로 해석 류긍선 대표 연임에 빨간불

2024-02-26     정창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금감원의 지적에 따라 회계 방식을 바꿀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 방식을 바꾸면 지난해 카카오 매출은 8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사업 매출에 대한 회계 방식을 기존의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순액법으로 회계 방식을 바꾸면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연결매출은 3000억원 이상 줄고 모회사인 카카오 매출 역시 8조원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8조원을 넘겼다고 발표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방식에서의 총액법과 순액법은 가맹 택시 사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두 가지 계약을 별도의 계약으로 보느냐, 하나의 계약으로 보느냐의 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택시 운임의 약 20%를 수수료로 받고, 이후 운임의 16~17%를 광고 및 데이터 노출의 대가로 별도 제휴계약을 맺은 제휴사에게 돌려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두 가지 계약을 별도의 계약으로 보고 운임 수익 20%를 매출로 계상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케이엠솔루션과 운수회사, 카카오모빌리티와 운수회사 간 계약을 별도 계약으로 보고 매출액을 산정했다는 입장(총액법)인데, 금감원은 두 계약을 하나의 계약으로 보고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순액법)이다. 즉 금감원은 두 계약을 하나의 계약으로 보고 운임의 3~4%만 매출로 계상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고, 감리 결과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회계 처리 방식을 충실히 설명했으나, 충분히 소명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감리위원회와 증선위 단계의 검토가 남아있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직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 법인 및 개인에 대해 약 9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과 검찰 고발, 류긍선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 권고 등의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 방식을 바꾸려는 것도 징계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한편, 금감원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에 대한 해임 권고를 추진하면서 류 대표의 연임도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 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27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