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리딩뱅크 왕좌 거머쥔 하나은행...우리은행은 작년 '홀로' 역성장

하나은행, 3조4766억원 당기순이익 시현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 차지해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모두 고루 성장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역성장

2024-02-14     강기훈 기자
하나은행.

 

하나은행이 작년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리딩뱅크 왕좌를 거머쥐었다. 민생금융 비용 등 외부요인에도 불구하고 기업 대출을 크게 늘려 이자이익이 늘었으며 비이자이익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은행은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영향을 미쳐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3분기까지는 국민은행이 앞섰으나 하나은행이 4분기에 호실적을 거둬 다시 한번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올해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외부 요인이 많아 쉽게 1위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리딩뱅크 타이틀을 차지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전년 3조958억원 대비 12.3%(3808억원) 증가했다. 

이는 2위를 기록한 KB국민은행(3조2615억원)보다 2151억원 차이가 난다. 3위 신한은행(3조677억원)과 비교하면 4089억원 격차가 있다.

하나은행은 앞선 2022년에도 3조9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2위 신한은행(3조450억원)을 508억원 차로 따돌리고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4분기만 놓고 봤을 때도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견실한 실적을 보였다. 작년 4분기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102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신한은행(4686억원), 국민은행(4061억원)보다 3000억원 가까이 더 벌었다.

작년 다른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하나은행은 연말 희망퇴직 비용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어 민생금융 분담금 3557억원 중 2041억원만 작년에 기타충당금으로 인식한 것도 호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하나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작년 가계대출보다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한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하나은행의 작년 기업대출은 162조460억원을 기록해 전년 144조8280억원보다 11.9%(17조2180억원) 성장했다. 

이에 하나은행의 작년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7조471억원과 견줘 4.1%(8703억원) 늘었다. 

비이자이익 또한 1조에 육박한 98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288억원 대비 116.1%(4558억원)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인 비이자이익으로 불리는 매매평가이익은 9439억원으로 전년 4407억원 대비 114.2%(5032억원) 불어났다. 

우리은행.

 

반면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후퇴하는 불운을 겪었다. 우리은행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5159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2조8922억원 대비 13%(3763억원) 줄었다. 

4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은행의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우리은행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으로 하나은행(7102억원)과 비교했을 때 35배 가량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이 부진한 실적을 보인 이유는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우리금융의 작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8807억원으로 전년 8853억원 대비 112.4%(9954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우리은행이 올해 당기순이익 기준 시중은행 1위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비이자이익 부문 실적 개선과 기업금융 확대 등 여러 조치가 수반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