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FCP, KT&G 전현직 이사에 1조원 소 제기...‘무상증여’ 두고 갈등 깊어져

FCP, "자사주 재단·기금에 무상증여로 회사에 손해 끼쳐" 주장 KT&G, "사회적 책임·근로자 복리후생 위해 주식 출연...적법 절차 지켜"

2024-01-23     서영광 기자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전·현직 이사들을 대상으로 1조원의 소 제기 청구서를 보내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FCP는 KT&G 사내·외 이사들이 앞서 자사주를 무상증여한 것과 관련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경영권 강화를 위해 남용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에 KT&G는 공익을 위해 자사주를 출연한 것이며, 출연 당시 적법한 단계를 거쳐 안건을 의결했다는 입장이다.

행동주의펀드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행동주의펀드 FCP와 KT&G 전·현직 이사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FCP는 지난 10일 KT&G 감사위원회 위원장에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내용은 KT&G 전·현직 사내외 이사들이 지난 2001년부터 KT&G 자사주 1000만여주를 소각하거나 매각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지 않고, 재단 및 기금 등에 무상으로 증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골자다.

이어 FCP는 KT&G 이사들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해당 지분을 우호 지분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분은 자기주식 1085만 주로, 소송가액은 지난 9일 시장 마감금액인 주당 9만600원을 곱한 약 1조원이다.

FCP의 청구서를 수령한 KT&G 감사위원회는 이를 검토한 뒤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소송은 청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FCP는 KT&G 측이 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주주대표소송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에 대해 KT&G는 주식 출연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지분이 직원들의 복리후생 및 사회공헌 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T&G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며 "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