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둘러싼 갈등...경총 "尹에 거부권 행사 읍소" VS 민주당 "경총 거부권 운운 개탄스러워"

-경제계, 개정안의 사용자 범위 확대로 산업현장은 큰 혼란 겪게 될 것 -민주당, 단체주의 보완한 노동법 법리에 따라 대응하도록 명령하는 것

2023-11-15     최지훈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49개 주요 업종별 협회가 공동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노란봉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읍소했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경총과 49개 업종별 단체는 서울 마포구  소재 경총회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악 규탄 및 거부권 행사 건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계는 "개정안은 원청업체에 대한 쟁의행위를 정당화시키고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 쟁의행위를 과도하게 보호해 우리 기업과 경제를 무너뜨리는 악법"이라며 "지난 9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 통과되고 산업현장에서는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개정안의 사용자 범위 확대로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국내 중소 협력업체는 줄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산업현장은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계는  “개정안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해, 산업현장은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금도 산업현장은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많고,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체교섭과 파업의 대상이 임금 등 근로조건에 더해 고도의 경영상 판단, 재판 중인 사건까지 확대된다면 산업현장은 파업과 실력행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관행이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총은 노조의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 대다수가 사업장 점거와 같이 극단적인 불법행위가 원인인 상황에서 개정안으로 인해 피해자인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

경제계는 “개정안은 우리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부디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로 우리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주시길 간곡하게 호소 드린다”고 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지난 13일 업종단체들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담은 ‘노동조합법 개악 규탄 및 거부권 행사 건의 경제 6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이수진(비례), 우원식, 윤건영, 노웅래, 진성준, 이학영 국회의원과 참여연대 한상희 대표(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택배 노조 진경호 위원장,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조영선 회장은 정부가 입법안을 즉시 공표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수진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경제 6단체는 기다렸다는 듯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해서 국회가 어렵게 통과시킨 입법안에 대해서 대통령 거부권을 운운하고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안타깝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수진 의원은 대통령 거부권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은 법률안이 위헌적이거나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발휘될 수 있는 권한"이라며 "시 한 번 강조하지만 헌법이 특별히 개별적인 기본권으로서 노동 3권을 보장하는 의의는, 노사관계를 개인주의에 기초한 ‘사적자치원칙’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권에 대한 적극적 보장 의무에 따라 단체주의를 보완한 노동법 법리에 따라 대응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계와 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부권 행사 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계가 원하는 수준의 행동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1호 세일즈맨으로서 경제 중심 외교와 정책을 진행해온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