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먹고, 알약 대신 가루형으로’ 의약품 제형 변경…제약바이오 업계, 도전의 끝은?

메콕스큐어메드・큐라클・삼천당제약,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변화…제일약품, 구강붕해정 출시 셀트리온・알테오젠,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동아・보령, 정제에서 분말・스프레이 제형

2023-10-16     강성기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존 의약품의 제형 변경에 주력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약품 차별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시판한 자사 제품의 제

형 변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형 변경이란 주사형 치료제를 먹거나 붙이는 의약품으로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약개발 전문기업 메콕스큐어메드는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벤다무스틴(주

사제형)을 경구용 혈액암 항암 신약인 ‘멕벤투’로 개발 중인데 지난달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2023년 1분기에
실시한 멕벤투 임상 시험 결과, 경구용 항암제가 주사제에 비해 생체 이용률(약물이 전신순환에 도달하는 속도와 양)이 월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구용 제재로 복용하면 입원할 필요가 없어져 소비자에게 편의성 및 경제적 이점을 동시에 제공하게 된다. 특히, 경
구용 항암제는 정맥 주사 부작용 걱정이 없을 뿐더러 알약 등의 형태로 복용이 가능해 혈액 내 약물 농도를 유지하기가 쉽다는 장점
이 있다. 

바이오기업 큐라클은 눈에 직접 주사해야 하는 황반변성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MT103'을 경구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주사제보다
경구제 선호도가 높은데다 효과 또한 좋아 상업화로 이어지게 된다면 의료 현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삼천당제약도 자체 개발한 주사제를 경구용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기술을 활용하여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을 개발 중인데, 임상
1상 진입 전 건강한 성인 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선행연구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부하검사에서 주사제
와 동일한 수준의 혈당 조절 효과를 확인했으며 당화혈색소 검사와 혈당수치검사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인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미국 내 신약 허가 절차를 진
행 중이다. 램시마SC는 기존 정맥주사(IV)로 투여받는 기존 램시마의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으로, 유럽 주요 5개국에서 17%의 점유율
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은 투여 시간이 2~3시간 걸렸으나 램시마SC는 10분으로 크게
단축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 유럽에 출시한 블록버스터 신약과 비교했을 때도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며, EU5 내 램시마와 램시마
SC 합산 점유율은 68.5%에 달한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로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팜이
데일리가 최근 실시한 ‘올해 하반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를 제약·바이오기업은’이라는 제목의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팜이
데일리는 인터넷 종합 경제지 이데일리가 국내 미디어 업계 최초로 제약바이오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프리미엄 유료 뉴
스 서비스이다.  

캡슐이나 정제 등 경구용에서 현탁용분말로 제형을 변경하는 시도가 이뤄져 주목된다. 동아제약은 경구용 치질 치료제 디오스민의 제
형 변경을 시도했다. 동아제약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동아제약디오스민 현탁용분말’ 허가를 받았다. 기존 제품과 적응증은 물론 용
법·용량도 모두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현탁액은 정제나 캡슐에 비해 더 쉽게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 등 연하곤란(삼킴장애) 환
자에게 많이 사용된다. 동아제약은 치질이라는 질병이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제형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된다. 

보령은 지난 3월 국내 최초 스프레이 제형 피나스테리드 탈모약인 '핀쥬베스프레이'를 출시했다.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경구용이 아닌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탈모 부위 두피에 직접 분무되는 국소 치료 방식
으로, 경구용 피나스테리드에 비해 혈중 농도를 낮춰 부작용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치료 효과는 경구용 피나스테리
드와 동등한 수준이다. 

이밖에 제일약품은 ‘녹여 먹는 약물’과 같은 특화된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물 없이 섭취가 가
능한 구강붕해정 형태의 우울증 치료제 ‘제프람멜츠 구강붕해정’을 선보였다. 물 없이도 입속에서 빠르게 녹기 때문에 알약을 삼키
기 힘든 환자나 수분 섭취에 제한을 받는 환자 등에게 유용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들이 제품 제형 변경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대다수 제품이 제네릭으로 이뤄진 의
약품 시장 특성상 제형을 변경하면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도 얻을 수 있어 이 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