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늘고 금리는 높고...소상공인 이자부담에 외마디 '비명'

소상공인 대출 건수, 매년 증가 추세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 대출 건수는 농협은행이 가장 많아 소상공인 연체율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

2023-10-13     강기훈 기자
주요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가 받은 대출 잔액이 빠르게 불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 역시 평균 5%를 넘어가고 있어 소상공인들이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내 당국과 은행권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은 성실 납부하고 있는 차주에 대해서는 금리인하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만큼 연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순 있겠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대출 받은 개인사업자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는 올해 9월 말 기준 453만 7000건에 달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는 252만 1000건이었으며, 2020년 말 353만건, 2021년 말 404만 8000건, 2022년 말 454만7000건이었다. 지금같은 추세로는 연내 500만건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020년 말 386조1000억원, 2021년 말 423조원, 2022년 말 442조7000억원, 올해 9월 말 448조9000억원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8월 말 기준 87조 8000억원이었다. 대출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9월 말 기준 74만건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불어나는 와중에 금리 역시 계속 인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의 은행권 대출 평균 금리는 2020년 2.7%, 2021년 2.94%, 2022년 4.96%, 2023년 9월 말 5.21%로 매년 오르는 추세다. 

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범위를 좁혀도 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6~8월에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신규취급액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던 곳은 6.03%를 기록한 신한은행이었다. 국민은행 6%, 우리은행 5.93%, 농협은행 5.75%, 하나은행 5.17%순이다. 

지난 3~5월 기준으로 보면 하나은행은 5.24%를 기록해 오히려 6~8월에 0.07%p를 내렸다. 신한은행은 5.99%로 0.04%p 상승했으며, 농협은행은 5.7%로 0.05%p 올랐다. 국민은행은 5.79%로 0.21%p 올랐으며 우리은행은 5.48%로 0.45%p나 상승했다. 

금리 부담에 연체되는 차주들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7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7월 말 기준 0.45%였다. 작년 같은 기간 0.17%에 비해 무려 0.28%포인트(p)나 오른 수치다. 

소상공인이 대출규모 폭증·고금리 이중고를 겪는 것에 대해 강 의원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연체율도 높아지게 되며 이는 개인사업자와 나아가 가계 부채 증가로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며 "개인사업자에 대한 평균 금리가 이미 7%대까지 진입한 현 시점에서 금융위원회는 남은 4분기 내 대출 이자 인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대출규모가 불어나고 있어 금리를 인상하는 단계인만큼 당장 대출 금리를 내리겠다고 확답할 순 없다"며 "연체율 관리는 현재 안정적으로 되고 있으며,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