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매각 완주까지...낮은 수익성이 발목 잡을까?

예비입찰에 사모펀드 운용사 3곳 참여 매각 속도↑ 다만 낮은 수익성, 재무 건전성 비율 개선은 과제

2023-08-08     김세연 기자
[사진=ABL생명]

ABL생명보험의 매각이 예상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1분기 손실 하락으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3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예비입찰에서 인수 의향을 보였다. 이에 ABL생명이 매각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높은 저축성보험 비중과 낮은 건전성 비율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BL생명은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보험의 전신으로 두 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다. 오랜 기간 여러 차례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 지분 매각에 나섰다.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볍률자문사로 선정한 후 원매자를 물색해왔다. 매각가로는 3000~4000억원으로 추정되며 매각 대상은 ABL생명 지분 100%다.

연초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동시에 1분기 ABL생명 별도 기준 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하락하면서 매각 전망은 어두워졌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마감된 ABL생명 예비입찰에서 총 3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흐름은 뒤바뀌었다. 인수전에 뛰어든 운용사는 JC플라워,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노틱인베스트먼트다.

JC플라워는 미국계 운용사이며, 파운틴헤드PE는 설립한 지 5년, 노틱인베스트먼트는 설립 8개월 된 운용사다. 현재 3곳이 예비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ABL생명은 매각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매각 성공은 미지수다. ABL생명의 저축성 보험 및 변액보험 포트폴리오로 낮은 수익성과 불안정한 재무 건전성 등이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저축성보험 42%, 보장성보험 37%, 변액보험 21%로 구성돼있다. 2016년부터 대주주 변경 이후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저축성 보험과 변액보험 위주로 업계 대비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

2020~2022년간 평균 ROA(자산수익률)은 0.28%로 업계 평균(0.38%)을 밑돈다. 3월 말 보험부채 15조3000억원 중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은 7550억원으로 보험부채의 약 5%다. 업계 평균은 9%다. 같은 기간 보험수익 1611억원 중 CSM 상각액은 227억원으로 보험수익의 약 14%에 불과하다.

CSM은 미래예상가능 이익의 현재가치로 수익성 지표다. 이는 올해부터 적용된 IFRS17(새 회계제도) 하에서 매년 상각을 통해 보험사의 이익으로 실현된다. 보장성보험을 보유할수록 보험영업 수익성이 높아진다.

한국신용평가 김선영 수석연구원은 “ABL생명은 보유계약의 저축성 성격으로 인해 보험이익 창출 규모가 사업 규모 대비 작은 편이고 이에따라 수익성이 열위하다”라며 “IFRS17 전환 효과로 1분기 보험수익(재보험제외)은 1611억원으로 개선됐지만, 수입보험료 중 저축보험료 상당액이 제외되며 연간 보험수익은 지난해 수입보험료보다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재무 건전성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1분기 K-ICS(새 지급여력제도) 비율은 경과조치 후 163.6%로 업계 평균(경과조치 후 219.4%)을 큰 폭 밑돈다. 경과조치 전은 111.4%로 금융당국 권고치(150%) 대비 38.6%p 낮다.

이는 보험부채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험부채 시가 평가로 3월 말 보험부채는 1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특히 요구자본은 1조3000억원(경과조치 적용 전)으로 전 분기 대비 94.5% 큰 폭 올랐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평가하는 수치로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다. 올해부터 RBC(지급 여력)를 대체했으며, 기존과 달리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고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된다. 가용자본은 예상치 못한 손실을 대처할 수 있는 금액이며, 요구자본은 금리, 신용, 보험 등의 구분에서 보험사에 내재된 리스크를 측정해 산출한 자기 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