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매각 효과 어디에…신한투자증권, 상반기 IB 부문 수익 40% 하락

상반기 IB 수수료수익 40% 하락 작년 사옥 6400억 매각효과 못 내 순자본비율(NCR)도 100%p 하락 부실자산 5천억원…건전성 빨간불

2023-08-01     김윤화 기자
김상태

김상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한 신한투자증권의 첫 반기 IB(기업금융) 실적이 고꾸라졌다.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수익은 작년 대비 40%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노조 반대를 무릅쓰고 마련한 사옥 매각자금(6400억원)이 무색해진 지점이다. 

그렇다고 건전성 지지 역할을 한 것도 아니다. 2분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전분기 대비 100%p 넘게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상반기 전년 대비 27.9%(528억원) 증가한 당기순이익 2419억원(이하 잠정치)을 거뒀다. 분기 순이익은 1225억원으로 동기간 44.8% 늘어났다. 

트레이딩(자기매매) 부문 덕이 컸다. 연초 이후 가파른 금리 하락세에 상반기 전년 대비 136.3%(2293억원) 늘어난 3975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다만 최근 금리 하락세가 멎으면서 2분기 수익률은 +9.1%로 더뎌진 모습을 나타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에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17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IB 부문은 전체 사업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전년 대비 42.4%(741억원) 줄어든 1006억원을 기록했다. DCM(채권발행시장)에서 약진했으나 ECM(주식발행시장), 부동산 금융 부문이 정체된 영향이 컸다.

상반기 회사는 채권발행 주관 및 인수 부문에서 각 6.4조원, 5.3조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각 70%, 50%씩 증가한 크기다. 이를 따라 전체 증권사 순위는 6위에서 5위, 8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출처=신한투자증권]

다만 ECM 부문에선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IPO(기업공개) 3건, 공모액 총 47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체 증권사 중 9위다. 작년과 비교해 순위는 6계단 내려갔고, 공모액은 1조5000억원 대비 대폭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그간 실적 기여도를 키워왔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신용공여 사업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회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6.5%를 차지한다. 이 중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40%를 차지한다.

문제는 자산건전성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중심으로 회사의 부실자산 크기가 불어나고 있다. 1분기 기준 고정이하자산은 5859억원으로 전체 48개 증권사 중 1위다.

이런 배경에 2분기 대손상각비 306억원이 영업비용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작년 동기 대비 376.7%(242억원) 증가한 크기다. 이 여파로 영업비용은 전분기 대비 675억원(31.5%) 증가한 279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작년 3분기 서울 여의도 사옥을 약 6400억원에 매각하면서 자기자본을 확충했으나 DCM 부문 밖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그렇다고 건전성이 개선된 것도 아니다. 2분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1124.23%로 전분기 대비 100%p 넘게 하락했다.

이번 상반기 실적에 대해 회사 측은 “IB 관련 수수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중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자기매매 부문 수익이 증가하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에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딜이 있었다보니 역기저 효과와 같이 이번 상반기 IPO 주관 순위가 내려간 영향이 있다”며 “비록 IB 수익은 작년 대비 하락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