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 내년 시행 예정...보험사 영향은?

비교·추천 서비스 이르면 내년 초 시행 소비자 편의 확대, 보험료 절감 효과 기대 다만 빅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 우려 나와

2023-07-24     김세연 기자
빅테크

보험업계에 또 다른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1월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업계가 보험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의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는 ‘제2차 금융규제 혁신 회의’를 열고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새로운 금융서비스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당국은 이달 19일 정례회의를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포함한 15건 금융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내년 초를 기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에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기업과 핀다, 핀크 등 11개의 업체가 참여한다. 취급 상품군은 여행자·화재보험 등의 단기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펫보험 등이다. 이 업체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사의 제휴를 거절할 수 없다. 수취하는 수수료도 일정 한도로 제한된다.

내년 초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전망되면서 그에 따른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보험사와 빅테크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빅테크가 가진 데이터, 네트워크, 분석기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보험사가 개발하지 못한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보험 시장에 제공할 수 있다.

비교·추천 서비스의 등장은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영국의 보험상품 가격 비교 사이트 플랫폼인 애그리게이터는 소규모 보험회사, 신규 진입기업 등의 판매채널을 대체한다. 이는 시장 점유율이 낮았던 보험사에게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 확대와 보험료 절감과 같은 효과도 예상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품검색 및 전환비용을 낮춰 기존 보험시장 참여자에게 경쟁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소비자는 여러 보험사의 같은 정보를 반복 입력하는 대신 한 번의 정보 입력을 통해 특정 상품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탐색 비용이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빅테크의 중개 시장 독점 우려도 크다. 빅테크 사업모형 특성상 소수에 의한 지배적 플랫폼이 구축되기 쉽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황인창 연구원은 “온라인 중심의 사업모형은 데이터 등 금융정보의 집중현상을 심화시키며 이에 따른 금융정보 독점은 금융시스템의 정보 효율성을 낮춘다”라며 “빅테크 플랫폼에서 보험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자회사 외 제3자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나 우월한 시장 지위를 이용한 불투명한 수수료 부과 등 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보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플랫폼 또는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보호 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보험 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 또 기술 사용 취약계층은 보험서비스 접근이 어렵고, 고위험 소비자는 리스크 세분화로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등 금융 소외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