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시행, 증권사 승기 잡으려면…MZ고객 잡아야
1분기 증권사 디폴트옵션 점유율 20% 초저위험 상품에 가입자 몰린 탓 고위험 선호 높은 MZ세대 공략 필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장에서 증권사가 승기를 잡으려면 MZ고객 타겟팅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초저위험 상품에 집중된 가운데 타 금융권과 비교해 증권사는 고위험 상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12일부터 시행하는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범 도입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으로 디폴트옵션에 25만명이 가입했고, 약 3천억원 적립됐다. 운용 중인 135개 상품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06%(연환산 시 12.41%)다. 그동안 연 1~2%대에 머물렀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은 기대했던 만큼 나타나지 않았다. 1분기 기준 증권사 점유율은 약 20%다. 반면 은행 점유율은 이를 4배 웃도는 약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에 자금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작년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안전투자 선호와 연말 고금리 영향으로 전체 상품 중 초저위험에 가장 많은 적립금(약 2500억원)이 유입됐다.
증권사는 은행·보험사에 비해 공격적인 자금운용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만큼 고위험 상품에서 차별점을 갖고있다.
3개월 수익률 상위 5개 상품은 모두 고위험 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 2(6.71%) ▲하이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 3호(5.92%) 등 모두 5%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이 은퇴를 앞둔 만큼 고위험 상품에 가입하기 꺼리기 때문에 2030세대인 MZ고객이 점유율 부진을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른다.
신한투자증권이 자사 고객을 분석한 결과, 디폴트옵션 전체 가입자 중 32%가 40대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초저위험 상품 가입자는 60대 이상이 52%를 차지했다.
지난달 키움투자자산운용은 M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퇴직연금 최근 5년 평균 수익률(1.96%)에 대해 응답자 70.2%가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실적배당형 투자를 늘리는 것에 대해선 51.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퇴직연금, 개인연금 투자 대상으로 가장 관심 있는 자산은 ETF(52.0%)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서 적극적인 사적연금 운용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성향이 드러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김혜나 팀장은 “이번 조사 결과 2030세대는 연금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실적배당형 펀드, ETF 등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투자해 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니즈를 반영하여 향후 실적배당형 상품에 중점을 둔 연금 투자 정보 및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자연스레 고위험 상품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초저위험 상품에 비중이 큰 은행예적금, 채권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높았던 만큼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수요가 몰린 건 예상했던 일”이라며 “(향후) 금리가 낮아지고 장이 좋아지면 고위험 상품을 찾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