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통했던 정부 압박... 우유가격 인상도 막을까
농림부, 우유업체들 불러 유제품 인상 자제 요청 유업계, "부담되지만... 원유가격 결정 보고 검토"
정부가 라면과 밀가루에 이어 우유가격 인상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7일 서울과 매일, 남양 등 주요 우유업체들을 불러 우유 등 유제품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복수의 업체들은 12일 <녹색경제신문>에 "(정부가)물가 방어를 위해 우유 가격 인상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최소한의 인상을 요청했다"면서 "부담은 크지만 우선 원유가격 결정을 보고 인상 여부 및 폭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가공 제품들 가격의 베이스가 되는 원유 가격은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에서 결정해 매년 8월 1일부터 새롭게 적용된다.
유업계에서는 올해 원유 인상폭은 5~10%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원유가격 인상 폭을 반영해 우유 가격을 인상된다면 약 10% 가량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위원회는 6월부터 원유가격을 논의하고 있다. 소위원회는 유가공협회와 낙농가 대표, 유업체 등으로 구성되며, 올해 유업계에서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유업계는 정부의 요청에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우선 원유가격 인상을 자제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서울우유와 매일우유, 남양유업 등 주요 우유업체들은 "유제품의 원재료인 원유 관련하여 지난달 9일부터 낙농직흥회에서 가격 조정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결정될 가격과 이에 따른 인상 수준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유 가격 결정 전까지는 어떠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낙농진흥회가 원유가격을 예상대로 인상할 경우에도 우유업체들이 원유 인상가격을 100% 반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라면이나 식품업체들이 정부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만큼 유업체들도 정부의 요구를 모른척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밀가루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 된 식품업계와는 달리, 원유 가격이 우유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인 유업체들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라면업계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제분업계와 간담회를 통해 밀가루 가격을 내린 것처럼, 원유 가격도 동결 내지는 최소한의 인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해서는 중견 및 대기업 위주인 제분업계와는 달리 원유가격은 낙농업 농민들의 첨예한 이해가 달려있어 정부의 입김이 통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달 결정되는 원유가격이 어떻게 결정될지와 함께, 8월 이후 우유업계가 어떤 가격 정책을 들고 나올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