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 ‘아슬아슬’ 줄타기…130% 규제치 목전
1분기 이중레버리지비율 128% 규제치 130% 소폭 밑돌아 연초 이후 자회사 출자금액 1.2조원 증권사 수익성 개선은 긍정적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금융당국 규제치 아래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이다. 지주는 이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금 납부 시 캐피탈, 저축은행 등 연초 이후 자회사 출자금액은 총 1조원을 넘게 된다.
금번 유상증자는 지난 1분기 캐피탈 자회사에 증자한 금액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중레버리지비율에 큰 변동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저하 등에 관련 익스포저가 큰 자회사를 중심으로 추가 출자부담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6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주사가 주당 5000만원에 발행한 신주 보통주 8000주를 전액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자금 납부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이번 증자는 자회사 간 자금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같은 날 자회사 한국투자캐피탈이 지주에 중간배당금 3800억원을 지급하고 지주가 이를 대금납부에 활용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조치로 자기자본 8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1위 미래에셋증권과의 격차는 약 1.3조원이다. 회사는 작년 말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27.18%)을 인수하면서 지난 1분기 자기자본 7.6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불어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한층 제고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금융투자업자는 종합투자계좌(IMA) 및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또 발행어음 한도를 증액할 수 있게 된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길 것 같으니 IMA를 하게 되면 좋을 것”이라며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주사 이중레버리지비율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총액(장부가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부채를 통해 자회사 출자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현행 금융감독원 지도비율은 130%이나 이를 넘더라도 직접 제재는 가해지지 않는다. 다만 당국 경영실태조사, 신용평가 등에서 불이익이 존재한다.
지난 1분기 한국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당국 규제치를 소폭 밑도는 128.5%를 기록했다. 1분기 회사는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에 총 8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출자총액이 늘어났으나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배당 8402억원을 받으면서 규제치를 준수했다.
지주는 그간 이중레버리지비율을 ▲2019년 126.8% ▲2020년 126.3% ▲2021년 128.8% ▲2022년 129% 등 13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자회사 배당으로 이번 증자금을 충당하면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또 한 번 지키게 됐으나 관건은 금번 조치로 재무건전성이 저하된 한국투자캐피탈이다. 회사는 부동산 익스포져가 큰 만큼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추가 재무부담 및 출자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금번 중간배당은 한국투자캐피탈 신용도에 부정적이다. 3800억원 중간배당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가 축소되어 레버리지배율 상승, 조정 자기자본비율 하락 등 자본적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거액 기업(부동산)금융 중심의 사업구조 상 건전성 위험의 잠재변동성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추가 지주 배당여력이 늘어나면서 지주사 자본확충 및 이중레버리지비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7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증권 자회사 실적 개선에 지주사도 날개를 펴고 있다. 1분기 시장 전망치를 20% 넘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60% 증가한 301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한투증권뿐 아니라 지주 계열사 전체적으로 부동산 금융 의존도가 다소 높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은 상존한다”며 “(다만 부동산IB 관련 실적 하락폭이 경쟁사 대비 적고) 최근의 스프레드 마진 개선세와 맞물려 한투증권의 늘어난 투자 여력이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