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에 박차 가하는 교보생명...아직은 해결과제 '산적’
4월 파빌리온 인수... 손보사 인수도 검토 지주사 전환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힘써 다만 교보증권 이미지 타격 등 걸림돌 많아
교보생명보험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아직 해결과제가 산적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9년째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회사 관리가 필요하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월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발판이다. 현재 생보사 중심의 지배구조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응하기에 한계가 큰 탓이다.
보험연구원 안철경 연구위원은 “대기업집단 소속 보험회사들이 보험지주회사가 되는 경우 오히려 소유지배구조의 개선이 기대되는 이득이 있다”며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사회적 편익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전환 결의를 보여주듯 올해 4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2009년에 설립돼 부동산, 바이아웃 투자 등 여러 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대체투자 전문운용사다. 특히 부동산 개발, 대출형 펀드 등 부동산 관련 투자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생명보험을 주축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넘어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수를 통해 향후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사는 대체투자를 제외한 신탁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불완전한 포트폴리오 해결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업계 상위권의 금융지주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한화투자증권, 한화손해보험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손보사 유력 후보로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악사손해보험이 지목된다. 교보생명과 카카오페이는 각각 51%, 49%의 지분율로 인수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와 손을 맞잡고 악사손보를 재인수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교보생명은 2020년, 2021년 두 차례 악사손보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을 두고 양사가 다른 의견을 밝히면서 결렬된 바 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윤리ESG 포럼에서 “파빌리온자산운용 인수가 1호 신호탄”이라며 “앞으로 비보험사 쪽 관계사로 교보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다”라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진취적인 회사 행보에 내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떠오르는 가운데 우려도 크다. 자회사의 부진한 실적 등 해결과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의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국내 첫 온라인 생명보험사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 기대와 달리 9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141억원으로 매년 약 –15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교보증권이 맞물린 점도 문제다. 관련 CFD(차액결제거래)가 사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금감원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 조사에 나섰다. 이 가운데 교보증권 전직 임원의 배임 정황이 포착됐다.
교보증권은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모회사 교보생명 역시 책임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사태로 CFD가 중단되면서 시장 위축에 따라 교보증권의 향후 실적이 불안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별 CFD 거래 잔액을 보면 교보증권이 6180억원으로 가장 많다. 키움증권은 5576억원, 메리츠증권 3446억원 등이다.
가장 큰 산은 재무적 투자자와의 갈등으로 예측된다. 현재 FI(어피니티 컨소시엄)와 풋옵션 분쟁(조기상환청구권)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주사 전환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24%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협조할지 의문이다.
교보생명과 FI는 2015년 상장을 조건으로 지분 24%, 총 1조2054억원 어치를 양도 및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교보생명의 IPO(기업상장) 도전이 실패하면서 상장이 지연되자 어피니티 측에서 풋옵션을 행사하며 분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