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펫보험 시장 활성화 노력...가입률 늘릴 수 있을까
반려동물 사업규모 2027년 6조원↑ 손보사 펫보험 상품 경쟁 치열 다만 가입률 저조...당국 지원 나서야
손해보험사들이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 나선 가운데 여전히 시장 가입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반려동물 수에 비해 펫보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다. 높은 보험료 및 상품 차별화 부족 등의 이유로 풀이된다.
국내 펫보험 시장이 연간 200억원대 규모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287억5000만원으로 2018년 15억원에 그쳤던 시장 규모가 최근 5년 동안 약 19배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사육마릿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7년에는 132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2017년 2조3322억원에서 2027년 6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펫보험 시장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손해보험사들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17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개사에 불과했던 펫보험 상품은 현재 11곳에서 출시하고 있다. 이중 관련 시장 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빅5’의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화재는 올 3월 의료비 담보와 보장을 강화한 ‘다이렉트 반려모 펫보험’을 출시했다. 의료비 보장 비율을 최대 80%까지 늘렸고 고비용 수술비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맞서 메리츠화재도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를 최대 28% 낮춘 펫퍼민트 신상품 2종 ‘(무)펫퍼민트Puppy&Love’,‘(무)펫퍼민트Cat&Love’를 출시했다. 현대해상도 기존 상품을 강화했다. 다이렉트 채널에서 판매하는 ‘하이펫보험’의 보장 범위와 상품 가입연령을 늘렸다.
단기 펫보험 ‘KB이코노미펫보험’ 출시 후 쓴맛을 맛본 KB손해보험은 오는 6월 가입 기간 3년인 장기보험을 내놓기로 했다. DB손해보험도 3년간 변동 없는 보험료를 내세운 ‘아이러브 펫보험’을 출시했다.
펫보험 활성화가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손보사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가입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반려동물 수는 799만 마리로 추정되며, 보유계약 건수는 7만2000건으로 0.8%에 불과하다. 1%를 넘어서지 못한다.
높은 보험료 및 상품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풀이된다. 보험료는 통상 월 4~5만원 수준에서 높게는 8~9만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또 상품은 피부, 구강, 탈구 질환 기본 계약으로 제공되는지 특약으로 제공되는지를 제외하고 차별성이 없다.
손보사들이 상품과 보험료 부분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관련 제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표준화된 발병율 및 의료행위 관련 통계 부족으로 상품 개발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수가 편차로 의료비 추정이 어렵다”라며 “개발 가능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제한하고 인보험 수준의 과도한 규제 적용 및 펫보험 관련 서비스 개발 제약 등으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려동물등록제를 개선하고 표준수가제와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려동물등록제 개선을 통해 등록률을 제고하면 새로운 기술을 통한 동물 등록을 허용 확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신상품 개발, 동물병원과 연계한 새로운 보험 시스템 구축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표준수가제는 동물병원 치료비를 일정하게 정해 모든 동물병원에서 따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화된 틀에서 진료기록을 통계화하면 보험사는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손해율 관리에 용이하다. 소비자는 통일된 진료비를 통해 진료비 예측이 가능하고 비교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보험연구원 김경선 연구원은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장애요인으로는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동물병원 간 정보 비대칭을 꼽을 수 있다”며 “특히 진료비용 체계가 비표준적이고 불투명해 진료비 예측이 어렵고, 진료비 편차가 큼에 따라 소비자 불만이 지속된다. 보험사는 손해율 관리 및 보장한도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당국은 동물병원마다 상이한 진료체계를 표준화하고, 진료기록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