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투자증권, 2차전지 생태계 투자 확대…ESG경영 강화
SK온과 나란히 업무협약 신한투자증권, 글로벌 투자 두각 하나증권, ESG 신규투자 1조 돌파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2차전지 생태계 투자를 확대한다. 전기차 패러다임 속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등의 분야에서 ESG 투자 실적을 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국내 2차전지 업체 SK온과 나란히 손을 잡았다. 지난 1월 신한투자증권은 SK온과 2차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 및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차전지 산업 관련 정보교환 ▲유망기업 발굴 및 투자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두 회사는 SK온이 투자기업의 기술실사 및 검증을 맡고, 신한투자증권이 투자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생태계 구축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따라 지난 4월 하나증권도 SK온과 2차전지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2차전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보교환, 유망기업 투자 등을 공동 진행하고 하나증권이 SK온의 관련 투자, 자금 조달 과정에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3월 미 재무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세부지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무부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하면 최대 375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배경에 골드만삭스는 8일 발표한 '한국 전기차 공급망 확대의 거시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증가하는 수요 대부분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 배터리 수출은 2030년까지 연간 33%씩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투자에서 관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영국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소재 업체인 ‘넥시온’,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미국 자율주행 비전 솔루션 개발사인 ‘팬텀AI’ 등에 투자했다.
이달 회사는 어센드 엘리먼츠에 약 14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금은 폐배터리 재활용, 친환경 배터리 소재 생산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점유율 1위인 대창모터스에 지분 투자하는 등 국내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전체 ESG 투자 성과에선 하나증권이 앞서고 있다. 두 회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신규 기준 ESG 투자규모는 하나증권 1조88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 4694억원(PF 포함)을 두 배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 채권발행 규모도 하나증권 2300억원, 신한투자증권 1000억원으로 두 배 차이 났다.
두 회사는 올해부터 김상태, 강성묵 새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연초 이후 IB 부문에서 ESG 투자를 늘리고 있고, 강 대표는 튀르키예·시리아 기부 켐페인을 개최하는 등 사회공헌 부문에서 ESG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지주사 수장(진옥동 회장)이 교체되면서 회사의 ESG 경영 체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진 회장이 은행장 재임 당시부터 사회적금융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관련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진 회장은 빙빙 둘러 가기보다 직관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과 달리 지주사의 ESG 정책도 이러한 방향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장 재임 당시부터 챙겨오던 사회적 금융 관련 활동이 증권을 비롯한 지주사 전반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