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규제, 재무 기대효과, 지속가능성" 중 어떤 이유로 영구CB 발행?...답은 회사의 지속가능성

HMM 영구CB, 경영난 타파를 위한 자금 조달 최후의 수단 산업은행, "매각 대상자가 나와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

2023-04-05     최지훈 기자
[사진=HMM]

"영구채 상환시기가 돌아오면 상환을 시도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도 검토하겠지만, 채권단 입장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 31일 주주총회에서 김경배 HMM 사장이 한 말이다. 이를 통해 HMM 매각에 앞서 영구전환사채(영구CB)를 어떠한 방식으로 처리할지 그리고 HMM 입장에서 영구CB의 의미가 무엇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녹색경제신문>이 HMM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사모전환사채(영구CB)를 확인한 결과 해당 영구CB는 만기 매 30년으로 영구채이며 금리는 스탭업 조항을 가지고 있다. 

해당 영구CB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전환권에 리픽싱(Refixing, 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있는지 여부다. 리픽싱 여부에 따라 부채로 인식할지 자본으로 인식할지가 나눠지고 리픽싱조항으로 전환가격을 조정하면 파생평가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HMM의 전환권 및 신주인수권에 대한 내용을 보면 리픽싱 조항으로 대표되는 유상증자나 시가 하락 시 조정을 한다는 규정 등 조정 규정이 없다. 

다만, 주가하방압력과는 별개로 자사주 매입 요구는 HMM의 입장에서 곤란할 가능성이 높다. HMM의 주가가 올라가면 사채권자는 사채의 주식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사채 발행자는 사채권자의 전환권 행사로 파생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HMM 영구CB 바라봐야

기업 인수합병 전문 회계사는 "HMM의 영구CB는 주가와는 별개로 HMM이 영구CB를 발행한 이유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준법규제 때문인지, 재무적 기대효과 때문인지, 회사의 지속가능성 때문인지 등을 확인해봐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HMM 관계자는 "자금 조달 측면에서 2016년 채권단 관리로 바뀌게 됐고 당시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상태에서 단순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며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하고 이에 따라 기업입장에서는 지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시에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자금조달을 할 수 있으므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영구CB 관련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

현재 매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채권단으로 있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채권을 주식으로 변경할지는 시장기준 평가법으로 확인해봐야 알 수 있고 정부, 협상대상자 등의 의견을 들어봐야 알 수 있는 이야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협상 대상자의 검토 보고서를 참고해 영구CB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영구CB 처리도 매각 대상자가 나와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한 재무적투자자(FI)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당장 채권을 매각할 그리고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고,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지금은 매각 입찰 대상자를 잘 골라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