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경쟁력 후퇴’…키움증권, 해외주식 점유율 30% 무너졌다

지난달 해외주식 점유율 29.5% 1년 2개월 만에 30% 선 깨져 MTS 경쟁력 후퇴 근본적 원인

2023-03-29     김윤화 기자
[출처=키움증권]<br>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리테일 1위 자리가 흔들린다. 지난달 회사의 해외주식 위탁매매 점유율은 1년 2개월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경쟁력 저하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한 해 해외주식 위탁매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5.6%p 증가한 35.4%다. 경쟁사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점유율은 각 18.4%, 15.1%로 이를 절반 가까이 밑돈다.

다만 지난 하반기부터 부동의 1강 지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월간 점유율 41.9% 정점을 찍은 이후 11월 37.1%, 36.7% 등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달 1년 넘게 유지하던 점유율 30% 선이 무너졌다. 29.5%다. 지난 2021년 12월(29.5%)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신흥 주자 토스증권의 저력이 컸다. 회사는 해외주식 서비스 출범 5개월 만에 전통 증권사로부터 점유율 12.5%를 골고루 쓸어 담았다. 시장 점유율은 1분기 5.4%, 2분기 11.3%, 3분기 14.7% 등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도 20%에 근접한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점유율은 19.2%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점유율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은 탓에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객 유출은 키움증권의 MTS 경쟁력 저하와 직결돼있다. 키움과 달리 토스증권은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을 고려한 직관적인 UX·UI(사용자경험·인터페이스)를 MTS를 적용했다.

캔들차트가 빠지는 등 처음에 낯섦을 느끼던 투자자들도 점차 직관적인 화면에 장점을 찾았다. 이달 토스증권이 고객 13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고객 10명 중 8명 이상이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그 이유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벤트(36.2%)’, ‘쉽고 간편한 매매경험(35.2%)’, ‘직관적인 화면과 서비스(29.9%)’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와 달리 키움증권의 MTS는 주식투자를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에게 문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지난해 리뉴얼 전 7월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약 250만명으로 국내 증권 앱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비교적 복잡한 MTS 구성에 익숙함을 느끼는 고객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해 신버전 출시 이후 이러한 흐름도 변하고 있다. 회사는 작년 하반기 약 7년 만에 신버전 MTS(‘영웅문S#’)를 출시했다. 기존에 분리된 국내, 해외주식 MTS를 하나로 결합한 버전이다. 

야심차게 출범한 신버전은 MZ세대 투자자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 불안정성 등으로 기존 구버전 이용자들로부터 마저 외면받고 있다.

29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각 2.4점, 2.3점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구버전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해결된 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는 호평도 존재하나  “처참한 실패”, “훨씬 불편하고 느린 앱을 왜 출시했느냐”는 불만이 다수를 차지한다.

키움증권의 활동계좌 수는 지난달 260만좌로 MTS를 개편한 지난해 8월 대비 38만좌(1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점유율은 4.9%p 떨어졌다.

이런 배경에 회사는 MTS 시스템 정비 외에도 미국주식 주간 서비스 도입 등으로 서비스 보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회사는 삼성증권과의 독점계약이 끝난 미 대체거래소 블루오션과 계약을 맺고 주간 거래서비스를 개시했다. 1년 거래 시 기본 2년간 수수료 인하 혜택도 제공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무리한 마케팅은 실적저하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키움증권이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1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하락했다. 매매거래량이 약 1조원 늘어났으나 수익은 더 하락한 셈이다.

최근 토스증권을 비롯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기존 증권사들도 MTS 리뉴얼에 나서면서 경쟁구도는 더 치열해졌다. 기존 MTS 이용자들마저 등을 돌린 가운데 당분간 해외주식 점유율 이탈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점유율 20%선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추측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토스증권의 경우)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이대로 키움증권도 제자리를 지키기 힘들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