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정책부터 제품까지 ‘친환경’ 올인”...SK하이닉스, ‘녹색 등급’ 고공행진 배경은?

-SK하이닉스, 올 상반기 ESG 평가서 환경 부문 순위 급등 -친환경정책·제품 등 성과...“‘2050 넷제로’ 공동 노력 강화” -올초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 성공...“기후변화 대응 의지 인정” -반도체 유해물질 ‘제로’ 가속 및 글로벌 파트너십도 확대

2023-03-31     고명훈 기자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SK하이닉스가

SK하이닉스의 최근 친환경 성적이 눈부시다. 전체 ESG 경영 실적이 높게 올라온 가운데서도, 특히 단기간에 급성장한 친환경 경영 성과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근거 없는 성과가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특별 주문 아래 회사 정책부터 반도체 제품,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여러 협력 모색까지 친환경 경영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 SK하이닉스다.

지난달 ESG 평가전문기관 이에스지모네타의 최신 국내 상장 1093개사를 대상으로 한 ESG 경영 평가에 따르면 환경 부문 SK하이닉스의 순위는 작년 하반기 157위에서 올 상반기 12위로 무려 145계단 상승했다. 환경 부문 호성적에 힘입어 전체 ESG 순위 또한 29위에서 19위로 뛰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RE100 이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난해 ESG경영위원회 산하에 탄소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해 진정성 있게 노력했다”라며, “또 업계 최초로 그린본드와 소셜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며 ESG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했다”라고 강조했다.

◇ 반도체 기업 최초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투자자 관심 집중

무엇보다 회사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 외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높게 평가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올 초 10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회사는 SLB 목표 발행액을 5억 달러로 설정했으나, 304개의 기관을 중심으로 다수 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발행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다운턴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들어온 데 대해 회사는 무척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올해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 채권에 담긴 당사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에 대해 신뢰를 보내준 결과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LB는 ESG 경영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 등이 조정되는 채권으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이 채권 발행의 조건으로 온실가스 Scope 1(직접 배출), Scope 2(간접 배출) 배출량 집약도를 2020년 실적 기준 2026년까지 5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함께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으로, 회사측은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친환경 반도체에도 앞장...저전력 제품 중심 온실가스 감축 ‘사활’

친환경 반도체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 역시 꾸준히 펼치며 잇따라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도 SK하이닉스는 친환경 공정기술인 ‘워터프리 스크러버’를 비롯해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eSSD와 HBM3, 친환경 생분해성 제품 포장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전 세계 서버용 D램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29.2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다. 이는 약 1167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반도체가 고효율·고성능 제품 개발로 지구와 인류에 이바지하고, 이러한 리더십이 다시 업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ECQ

반도체 공급에 필요한 유해물질 관리에도 매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스위스의 국제 표준 인증기관인 SGS로부터 국제 유해물질 경영시스템 규격인 ‘IECQ QC 080000’ 인증을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 최초 획득하기도 했다.

송준호 SK하이닉스 품질시스템 담당 부사장은 “제품 친환경에 대한 SK하이닉스의 꾸준한 개선 활동을 토대로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번 인증을 통해 당사 제품의 유해물질에 대한 체계적 관리 기반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라며, “기존 성능과 내구성의 품질 보증을 넘어 유해물질 Free 보증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 고객과 시장이 신뢰하는 글로벌 선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 글로벌 친환경 파트너십 ‘활발’...“함께 하는 ESG 경영 강화할 것”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친환경 파트너십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지목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서 신설한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컨소시엄(SCC)’에 창립 멤버로 들어가 있는 것도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 부사장은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1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서 신설한 SCC, 즉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컨소시엄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라며, “SCC는 반도체 가치 사슬 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결성된 최초의 글로벌 협의체로, 당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업계 공동 노력을 강화하고 감축 시설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해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SCC 창립 멤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제조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주요 반도체 기업과 글로벌 ICT 기업들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방법론과 기술 혁신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긴밀하게 이어가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실적에 대한 투명한 관리와 함께 넷제로 관련 중장기 목표 설정까지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방실 SK하이닉스 ESG전략담당 부사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성공하기 위해선 서로 같은 뜻을 가진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치사슬 내 모든 이해관계자와 적극 협력해 지속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반도체 관련 기업 친환경 연합인 ‘에코얼라이언스(ECO Alliance)’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해당 연합 회원사 17개 기업과 재생에너지 사용 공동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