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형 채권 ETF에 뭉칫돈 몰려…"매매차익도 기대 가능"
삼성운용, 은행채 ETF 순자산 1조 돌파 KB운용 회사채 펀드 수익률 4.5%
만기매칭형 채권 ETF(상장지수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상품이 나왔다. 출시 3개월 만이다. 정기예금 대비 높은 이자수익뿐 아니라, 금리인하 기대에 매매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특징이 강점으로 꼽힌다.
만기형 펀드는 기존 채권형 ETF와 달리 존속기한을 가진다. 만기까지 이자를 제공하고 존속기한 만료 시 원리금을 상환하고 자동 상장 폐지되는 구조다. 매매차익보다 이자수익을 표적화한 상품이다.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이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ETF의 존속기한 설정이 허용됐다. 이후 지난 연말 삼성, 미래에셋 등 국내 자산운용사 7곳이 만기매칭형 ETF 10종을 출시했다.
이 중 은행채 ETF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삼성자산운용 ‘KODEX 23-12 은행채(AA+) 액티브 ETF’가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출시 3달여 만이다. 펀드는 2023년 12월 만기 ‘AAA’ 등급 은행채에 투자한다.
지난 1월 국내 채권형 ETF 순자산이 전달 대비 7.8%(4504억원) 감소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펀드는 당월 49%(3187억원)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체 시장에서 5번째로 큰 규모다.
28일 종가 기준 순자산은 1조900억원이다. 전체 10개 존속기한형 ETF 순자산 총합(2.7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개인투자자들의 역할이 컸다. 28일 기준 출시 이후 기관투자자가 229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총 215억원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3% 초반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정기예금 이자 대비 KODEX 은행채 ETF의 만기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기매칭형 펀드 간에도 편차는 존재했다. 회사채보다 국고채, 단기보다 장기채 펀드의 순자산 상승률이 저조한 모습을 띠었다.
28일 기준 전체 만기매칭형 ETF 순자산 중 회사채(은행채 포함) 상품이 87%를 차지한다. 이 중 존속기한이 가장 긴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의 순자산은 509억원으로 가장 낮다. 상장 이후 증가폭은 1%(7억원)다.
최근에는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도 늘고 있다. 연초 이후 레고랜드 사태가 진화되면서 금리변동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첫 동결하는 등 금리인하 기대론도 커진 상황이다.
28일 기준 출시일 이후 가장 큰 수익률 낸 펀드는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다. 총 4.48%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31%)을 10배 넘게 웃돈다. 다음으로 ‘ACE 24-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4.11%가 이를 뒤따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만기매칭형 펀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에도 만기에는 원리금의 상환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라며 “반대로 금리 하락 시 가격이 상승한 채권의 중도 매도 전략을 통한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동결 등에 은행권 수신경쟁이 잦아들면서 예·적금 매력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이 가운데 매매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만기매칭형 펀드가 대체제로 떠오르며 당분간 투자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투자 시 만기 기대수익률(YTM)과 실제 수익률 사이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보통 만기가 길수록 총보수가 커지고, 액티브형 ETF인 만큼 기타비용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만기까지 보유하면 기대하는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은행예금과 비교해 금액투자 제한이 없고 만기 중 중도환매가 가능한 점 등이 강점이다”라며 “다만 만기수익률만 보고 진입해선 안 된다. (시장가와 실제가치 사이) 괴리율, 운용보수, 전략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