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증권가의 ‘증시 장밋빛’ 전망…“반등 요인이 더 크다”

"증권가 전망, 근거 분석하고 투자지표 삼아야" 美 금리인하·中 리오프닝 등 긍정적 요소 포진

2023-01-06     김윤화 기자

연초 증권사가 내놓은 ‘장밋빛’ 증시 전망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들 회사가 내건 근거를 자세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작정 불신하기보다 내용을 분석하고 이를 자신만의 투자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 전망 목표지수를 3000선 이상으로 잡았다. 가장 높은 지점을 설정한 곳은 KB증권으로 코스피 상단 기준 3600선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막무가내식 투자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나 이러한 기대치를 산출하게 된 근거는 탄탄한 편이다. 이들 증권사가 내놓은 근거는 ▲금리인하 기대 ▲중국 경기회복 ▲일본 금리인상 등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올 한 해 국내증시를 둘러싼 가장 큰 호재는 미국 금리인하 기대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두 달 연속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안정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선 속도 조절론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때가 되면 인상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등 월가는 올 하반기부터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봉쇄정책을 풀기 시작한 중국경기 반등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달 5일 종가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10월 말 이후 43.35%(6365p) 상승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여파다. 최근 1주일간 7% 오르는 등 강세를 유지하면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동반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우려는 여전하지만 주가는 이미 많이 싸져 있고 중국의 경기모멘텀도,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도 상반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항셍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 언더 퍼폼(시장수익 하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일본이 제로금리 기조를 틀기 시작했다. 지난달 일본은행(BOJ)은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를 기존 ‘±0.25%’에서 ‘±0.50%’로 상향 조정했다. 11월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디플레이션에서 일부 벗어났다는 판단이다. 일본이 뒤늦게 금리인상세로 돌아설 시 한국 수출기업의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예측에 대한 변수도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기대하던 미국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지시각 4일 공개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위원 19명 중 연내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평가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가 “역사적 경험들은 ‘조기에 통화 완화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발언하는 등 물가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 경계감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따라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 경우 이미 높아진 금리수준에 소비부담도 가중되게 된다. 물가를 잡기 위한 의도이나 기업투자 위축 등 주식시장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금리인하론이 연준의 정책 테이블에서 완전히 제외됐다고 예단하긴 이르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12월 FOMC 회의록에서 매파적인 기조가 재확인되었으나 향후 정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함도 엿볼 수 있었다”며 “시장의 피벗(전환) 기대감을 강하게 경계했지만 과도한 긴축의 우려도 본격적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향후 금리인하 이슈마저 시장이 소화할 경우 코로나19로 촉발된 유동성 장세나 긴축정책 등에 따른 큰 폭의 지수변동은 당분간 부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지수가 그리 움직이지 않는 반면 섹터와 스타일 변화가 클 것으로 본다. 세계 각국은 각자의 산업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고, 올 상반기 긴축하는 미국과 방역을 해제하는 중국의 경기 모멘텀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며 “매크로 방향성이 서로 엇갈리니 지수가 위아래 급등락을 하더라도 큰 폭의 추세적 움직임은 보이지 못할 것이다. 지수보다는 종목, 베타보다는 알파의 시대가 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