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도는 연말 퇴직연금 시장…금융당국, 경고 던진 이유는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금리 사전공시 지도 연말 자금이동 따른 시장변동성 우려 커져

2022-12-13     김윤화 기자
[출처=기획재정부]<br>

연말 자금이동(머니무브)을 앞둔 퇴직연금 시장에 평년과 다른 긴장감이 흐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은행, 증권, 보험사 등 퇴직연금상품을 운용 및 판매하는 90개 금융사에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금리를 사전 공시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과도한 금리경쟁에 따른 채권시장 변동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난달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연말 퇴직연금시장 과당 경쟁 우려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시적, 개별적 이벤트에 대해서도 사전에 면밀히 파악해 적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12월은 퇴직연금 자금이동이 몰리는 달이다. 근로자 개인이 아닌 기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상품만기가 주로 1년 단위로 설정돼 대부분 연말에 도래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그간 이 시기에 맞춰 고객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에 나서왔다.
 
문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퇴직연금 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다는 점이다. 과거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이동이 일어날 수 있고, 금리경쟁력이 낮은 사업자는 자금이탈에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월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이 제공하는 원리금 보장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1년형 금리는 작년 12월 2.1%였으나 올해 같은 달 6.15%로 약 3배 뛰었다.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를 겪은 금융당국으로서 유의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아직 채권시장은 해당 여파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12일 기준 신용스프레드(회사채 3년물-국고채 3년물)은 176bp(1bp=0.01%)까지 벌어졌다. 6개월 이전 대비 두 배 넘는 수치다.

특히 우려가 나오는 곳은 보험사다. 은행 정기예금이나 증권사 ELB 상품과 비교해 금리가 낮아 자금유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사와 달리 퇴직연금을 특별계정으로 분리 관리하면서 자금이탈에 따른 유동성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11월 대비 12월 금리를 큰 폭 인상했다. 12월 기준 생명보험, 손해보험사 평균금리는 전달 대비 각각 78bp, 57bp 오른 5.55%, 5.42%다. 최근 예·적금 금리인상 자제령을 받은 은행(5.13%)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유동성 위기에 대응해 보험사 특별계정 차입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 연말 자금이동에 따른 채권시장 영향도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나 문제는 높아진 금리에 따른 비용 부담이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나 유동성이나 이익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DB형 퇴직연금 상품의 자금 이동을 일정 부분 가정하여도 12월 제시금리 상승효과와 감독당국의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12월 큰 폭 제시 금리인상은 결국 스프레드 확보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