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최태원·손경식 등 경제5단체장,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기업 프렌들리' 이어지나

- 9개월 만에 다시 만나...노란봉투법, 법인세 등 관심 - 이재용 회장 등 특별사면...기업인들과 우호적 관계

2022-12-13     박근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5대 경제단체장이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국회에 상정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법인세 인하 현안, 화물연대 파업 등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기업 프렌들리'가 이어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회장을 비롯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비공개로 저녁 식사를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단체장들과 따로 식사한 것은 지난 3월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함께 한 도시락 점심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날 모임은 특별한 주제 없이 식사를 하자는 취지로 모인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만찬에서는 기업인들에게 민감한 주제들이 얘기로 오갔다. 노란봉투법과 화물연대 파업 철회, 법인세율 인하 법안,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등이다.

경제단체장들은 최근 화물연대 파업 철회와 관련해 "정부가 법과 원칙을 잘 지켜서 해결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앞으로도 모든 것에 있어서 법과 원칙에 따라 할 테니 기업들은 걱정하지 말고 투자·고용 측면에서 잘 도와달라"고 답했다.

경제단체장들은 법인세율 인하 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전달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다. 현재 야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까지 행사해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제단체는 11일에도 공동 성명을 내고 "경쟁국보다 불리한 현 법인세법을 개선하지 않고 기업에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위기와 대전환기에 놓인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투자 여력을 갖출 수 있도록 10일부터 열리는 국회 임시회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할 수 있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OECD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4.3%로 38개 회원국 중 6위로 높았다. 한국보다 비율이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5.9%), 노르웨이(5.9%), 칠레(4.9%), 호주(4.7%), 콜롬비아(4.7%) 5개국이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OECD 평균(3.0%)보다 1.4배 높다.

윤석열 대통령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표방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어 5월 취임 직후 재계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기업 프렌들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에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외국 사절단 대표, 정·재계 인사 등 내외빈 160여명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이밖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도 자리를 같이 했다.

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6단체장도 모였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통령 취임식 후 외빈 만찬에까지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수위에서부터 경제 분야 국정 목표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표방했다.

또 이재용 회장, 신동빈 회장 등 기업인들에 대해 지난 8월 광복절에 '특별사면(특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