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묘책 찾아 잰걸음···"심평원 배제 여부가 최대 쟁점"

- 국민의힘 정책위, '실손보험금청구간소화-'실손비서' 도입 토론회' 개최 - 의료계, 관련 법안에 중계기관으로 심평원 위탁 시 반대 - 보험업계, 보험산업 경쟁력·신뢰도 제고 위해 도입 필요성 절실

2022-11-16     윤덕제 기자

 

10년이 넘도록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제도 도입에 줄곧 반대 입장을 취해왔던 의료계가 조건부 찬성으로 돌아섰다.

16일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보험금 청구·지급 경험이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가 보험금 신청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줄일 수 있어 소비자만족도 제고뿐만 아니라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윤창현 의원 주관으로 '실손보험금청구간소화-'실손비서' 도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한국소비자단체연합, (사)소비자와함께가 주관하고 소비지단체, 보험연구원, 법조계와 함께 의료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를 대표한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도입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이사는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해 의료기관에 보험사로의 청구를 강제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면서 "의료계가 원하는 간소화 서비스는 심평원 등 공공기관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민간 주도의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가 있어 청구 간소화 라인이 구축돼 있다"며 "심평원 등 공공기관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고 민간 주도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의료계 입장과는 달리 이날 토론회 참석자 대부분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긍정적 효과를 내세우며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이성림 성균관대 교수는 "실손보험 청구를 전산화하면 보험당사자인 소비자뿐만 아니라 보험사, 의료기관 등 모두의 거래비용이 줄어든다"며 "의료계 반대는 업무의 디지털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판단으로 의료계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찬성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주장했던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인 심평원을 중계기관으로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강성경 '(사)소비자와함께' 사무총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민간 핀테크업체를 통한 청구 간소화보다는 보다 신뢰성 있고 안전한 국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중계기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공공기관인 심평원은 그간 다양한 전자청구시스템 운영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어 민간 중계업체에 비해 체계적인 정보보안이 가능하다"며 "개인정보보호 및 안정성 등에서 실손보험 청구 중계기관으로 심평원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법안에 대한 논쟁은 중계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탁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실손보험 청구를 전산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가입자가 요청할 경우 병·의원이 직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망을 통해 보험금 청구서류를 보험사로 전송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현재 가입자가 보험금 수령을 위해서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진료비 영수증 등의 관련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어 보험금 청구 포기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어 법안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