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탈통신 10년’ 유영상·구현모·황현식 이통3사 CEO, 신사업 누가 더 잘했나?
-‘미디어 매출 1위’ KT, 클라우드·AICC·스마트모빌리티 등 B2B DX 가속화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 이어 미디어 매출 증가 확연...구독 성장도 눈길 -‘후발 주자’ LG유플러스,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4대 플랫폼 기반 반전 모색
“우리만의 차별화된 AI컴퍼니로 도약하겠다.” -유영상 SK텔레콤 CEO-
“디지코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과감히 실행하겠다.” -구현모 KT CEO-
“4대 플랫폼 중심 ‘U+3.0’ 시대 열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SKT·KT·LGU+ 이통3사가 통신 기업에서 테크 기업 전환을 선언한 지 10여년이 지난 가운데, 이제는 회사마다 신사업 전략에 대한 틀이 어느 정도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통신업계에서 전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약 10여년 전부터 이통3사는 통신 부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저마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며 신규 투자 범위를 확대해왔다”라며, “그 결과 이제는 통신 외에도 캐시카우가 된 분야도 있으며,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어도 지속해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하에 추진하는 사업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에서도 각 회사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으며, 지금 시점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회사의 성격을 대표할 수 있는 신사업 방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이끄는 유영상 대표, 구현모 대표, 황현식 대표의 각 신사업 성과와 향후 방향성 등을 짚어봤다.
취재를 종합하면 3사 CEO는 올해 공식 석상에서 각각 자사의 비통신 매출 비중 목표로 SK텔레콤이 2025년 40%, KT가 2025년 50%, LG유플러스가 2027년 40%를 제시했다.
KT의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이 3사 중 가장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그만큼 신사업 성과 추진 속도도 빠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미디어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 실적에서도 미디어 부문 매출만 5045억원을 달성하며 경쟁사를 압도했다.
KT는 올 초 미디어 벨류체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을 통해 국내 종합 미디어그룹 1위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 유수의 미디어업체 인수와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협업, 채널 브랜드 리론칭부터 IPTV 개편까지 조직과 서비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신규 채널 ENA에서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에 성공하면서 콘텐츠 제작 역량까지 입증했다.
이와 함께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영역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 cloud를 분사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차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모빌리티 분야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2020년 KT의 CEO직을 맡아 3년간 디지코 기업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그간 구 대표의 신사업 성과를 근거로 들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비통신 사업이 통신 대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하며, 디지코 역량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 8월 KT의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그간 통신은 뛰어난 역량에도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았지만, 디지코 산업은 대부분 국가가 개화기 시장이며 성장률도 매우 높다”라며, “당사는 국내에서 성공적인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확보한 디지코 서비스를 기반으로 과감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 사업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SK텔레콤 역시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의 지휘 아래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수장직에 오른 유영상 대표는 3사 CEO 중 신입에 속하지만, 2000년 입사한 뒤 SKT와 SK C&C에서 신사업 투자 및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전담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SKT MNO(이동통신부문) 사업대표로서 AI·구독·메타버스 등 신성장 사업 발굴을 가장 최전선에서 주도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이끄는 SK텔레콤의 신사업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분야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이다. 올 3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으며 특히, 클라우드의 경우 같은 기간 90.2%, 데이터센터는 31.3% 성장을 기록했다.
미디어 부문의 매출 성장도 눈에 띈다. 올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3956억원을 달성했다. 신규 콘텐츠 수급을 확대하면서 PPM(월정액과금) 가입자와 콘텐츠 매출이 증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독과 메타버스 사업을 포함한 ‘AIVERSE’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3분기 구독 서비스 T우주의 GMV(총거래금액)는 1500억원 수준을 달성했으며,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의 MAU(월간 실사용자)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유영상 대표는 회사의 핵심 사업들을 모두 AI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주골자로 한 AI 컴퍼니 비전을 제시했다.
유 대표는 얼마 전 취임 1주년 맞이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연결 기술에 AI를 더하는 SKT만의 차별화된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며, “SKT만의 방식으로 AI컴퍼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현 5대 사업군을 3대 추진 전략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상대적으로 신사업 후발 주자로 평가되지만, 여러 영역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사업 경쟁을 장기전으로 내다보고, 느리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추후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황현식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의 신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한 황현식 대표는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성장해 CEO에 선임된 첫 사례로 꼽힌다.
대표이사직에 오르기 전까지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을 통합한 컨슈머사업을 총괄했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플랫폼 사업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그는, 최근 ‘U+3.0’ 시대를 선포하며 4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 전략을 꺼내 들었다.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자사의 강점인 키즈 분야를 플랫폼별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신기술 역량을 키우는 부분은 Web 3.0 플랫폼으로 따로 구분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황현식 대표는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새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많은 사람이 불확실하다고 보는 통신 분야의 매출 비중보다 새로운 분야에서의 매출 비중을 얼마나 늘리냐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가치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통신과 비통신 비중이 거의 구분 없는 그런 회사로까지 가게 되면, 통신회사냐 플랫폼 회사냐 이름을 갖고 고민하지 않아도 고객들의 인식 자체가 그렇게 형성될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꼭 그렇게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