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재발방지 1000억 투자 약속에도 소비자 여론 ‘싸늘’

SPC그룹 허영인 회장, SPL 사망사고 대국민 사과 안전경영시스템 강화 위해 1000억원 투자 "보여주기식 사과", "법적·기술적 대책 필요" 의견도

2022-10-21     이용준 기자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최근 발생한 계열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1주일 만에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허 회장은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경영시스템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허영인

SPC 허영인 회장이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통해 안전경영과 기업문화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SPC 계열사 SPL 평택공장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7일 만이다.

허 회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허 회장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정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SPC는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 받은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SPL뿐 아니라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진단’을 즉시 실시해 진단결과를 안전관리 개선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와 현장직원이 참여하는 독립된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산업안전에 대한 외부 관리감독 및 자문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허 회장이 직접 대국민사과에 나서면서 산업안전 역량 강화를 약속한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불매운동’에 대한 진화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000억원 투자 약속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누리꾼은 “진심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면 공장을 돌렸겠냐, 여론이 때리니 보여주기식 사과하는 것도 지겹다”면서 “소비자가 알아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홈페이지에 사죄 팝업이라도 올려야 하는거 아니냐”며 “다른 기업들 사죄하는 거 못보셨나”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스마트팩토리 등 근본적이고 기술적인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한 누리꾼은 “이래도 중대재해처벌법 손보려고 하냐”면서 “생사람이 죽었는데 왜 처벌하는 게 이토록 어렵냐”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팩토리 등 기술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