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 무능에 푸르밀 전직원 생사 갈림길...대안은 없었나?
푸르밀, 사업종료 후 전 직원 해고 통보 신 대표 취임 후 차입금 늘고 '완전자본잠식' 임박 노조, "오너경영 무능함 떠넘기기, 상경투쟁할 것"
신동환 대표 취임이후 적자폭이 커진 푸르밀이 결국 사업종료를 결정하고 전직원을 해고한다.
회사측은 경영악화를 원인으로 밝혔지만 노조는 오너경영 무능을 직원에게 떠넘기려는 계획적인 정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각 재추진 등 대안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가나 초코우유’와 ‘비피더스’ 등으로 유명한 유가공 전문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고 전직원을 해고한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직원 약 400명에게 정리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자구 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대책을 찾아보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푸르밀 노조측은 오너경영의 무능을 전직원에게 책임 전가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노조측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적자 원인이 오너경영의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하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없었고 해고 회피 노력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올해 11월 30일부로 모든 직원을 정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푸르밀은 2012년부터 하락세에 접어들더니 2018년 신동환 대표 취임 이후 적자 전환했다. 2018년 2031억2600만원을 기록한 매출은 지난해 1800억원대로 감소했다. 신 대표는 취임 이후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전개해왔다. 취임 첫해에만 30개 가공유 제품을 출시할 정도다. 하지만 회사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재무구조만 악화된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신 대표는 이자율이 높은 단기차입금을 통해 회사를 유지했다. 실제 푸르밀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14.1%에서 1년 만에 27.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입금 비중이 높아지자 유동비율도 타격을 받았다. 유동비율은 기업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통상 200%이상을 적정기준으로 본다. 푸르밀 유동비율은 기준치를 지속 하회했으나 2018년(78.8%)에서 이듬해 63.5%로 급락했다.
이처럼 신 대표 체제 아래 적자폭이 누적돼온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매각작업을 추진했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사업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노후설비 등을 이유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시 푸르밀은 공장건물에 물이 샐 정도로 설비가 노후화됐다고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각을 재추진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 직원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사업종료라는 극단적인 결정은 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푸르밀 재무건정성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자산총계는 지속 감소하고 부채만 늘면서 완전자본잠식까지 임박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장기화되자 추가적인 차입금 대출까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정리해고 시점은 11월 30일이다. 노조측은 푸르밀 직원 400여 명을 비롯해 직속농가, 화물차 기사, 협력업체 직원 등 2000여 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상경 투쟁과 함께 사업종료결정 철회를 취지로 내용 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