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신한은행 제치고 서울 자치구 금고 ‘100년 운영’ 경험 이어갈까?

신한은행, 105년만에 우리은행 제치고 서울시 1·2금고 운영권 유치 우리은행, 업계 우려에도 구금고 운영권 지켜낼 것으로 보여

2022-10-14     이영택 기자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105년만에 신한은행에게 서울시 1·2금고 운영권을 모두 빼앗긴 가운데, 여전히 구금고 전통강자다운 모습을 보여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의 구금고 운영권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00년간 금고지기로서 쌓아온 경험과 시스템 개발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등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구청이 올해 12월 기존 금고지기 은행들과의 계약이 만료될 것을 대비해, 향후 4년간 새로운 금고지기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이 서울시 1·2금고 운영권을 가져가면서 자치구 금고 운영권도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기존 강자였던 우리은행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와 구금고를 100년 이상 운영해 온 능력과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능력 및 차세대 금고시스템 개발능력을 우리은행의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 우세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업계 우려에도 우리은행, 구금고 전통강자다운 모습 보여


지난 2018년 신한은행은 처음으로 서울시 금고지기였던 우리은행을 제치고 1금고 운영권을 유치했으며, 올해 입찰경쟁에서는 1금고뿐만 아니라 2금고까지 운영권을 차지했다. 1천억원을 들여 금고 운영의 핵심인 전산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을 서울시가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25개 구금고 유치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서울시 금고를 담당하는 은행은 전산시스템 등 구금고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특징 때문이다.

초기엔 신한은행이 기존 우리은행이 담당했던 은평구와 구로구 금고 운영권을 가져오면서, 구금고 운영 주도권이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앞서 우리은행이 경성부 시절부터 2015년까지 100년간 서울시와 구금고를 독점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기존 신한은행이 담당했던 용산구 운영권을 가져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현재 지정된 15곳의 구청 중 우리은행이 8곳(송파, 종로, 양천, 관악, 서대문, 용산, 중랑, 강동), 신한은행 4곳(은평, 구로, 강북, 강남, 서초), 국민은행 2곳(노원, 도봉)을 차지했다. 업계 전망과는 다르게 우리은행이 여전한 강세를 보인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보다 구금고 유치를 원할히 추진하기 위해 기존 시·구 금고를 담당하던 기관공금고객부를 기관공금고객본부로 격상했다”며, “인원 충원 및 업무 세분화 등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서울시 금고지기 은행이 편의성 측면에서 구금고 운영에 효율적일 수 있으나, 우리은행이 100년간 쌓아온 운영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성부 때부터 이어진 우리은행의 금고 관리 경험이 반영된 결과”라며, “서울시 금고지기 은행이 구금고 운영을 맡는 것이 전산시스템 측면에서 효율적일 지 몰라도, 금고업무 관리능력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대부분의 구청이 금고지기 선정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금고지기가 내년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정상적인 업무를 하기 위해선 이달 말까지 금고지기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치구의 금고지기 선정은 각 구청의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뤄지며, 선정 기준은 서울시의 강화된 모델과 유사하다. 주된 평가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과 신용도 및 재무 안정성 등이다.

올해 개정된 구금고 지정 정량평가 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28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구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0점) △구민의 이용 편의성(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구와의 협력 사업(7점) △녹색금융 이행 실적(2점)으로, 총 100점이다.

금고지기 선정시 내년부터 4년간 자치구 금고지기로서 자치구 유휴 자금 및 유가증권 보관, 세입금 수납·이체,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시 구금고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토대로 금고 전산시스템을 개선하고 구청 연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 사업 지원을 통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은행 이미지 제고 및 금고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