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SK온, 2030년까지 RE100 달성 목표...폐배터리 재사용 사업 '가속도'

- 글로벌 배터리 업계 최초 2035년 Net Zero 달성 - 2035년까지 공정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전환 - 폐배터리 ESS 국내 최초 건설현장 활용...에너지 효율성 높인다

2022-08-17     정은지 기자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저탄소 및 친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ESG가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SK온도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SK온이 글로벌 배터리 업계 최초로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2035년까지 ‘0(제로)’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장비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한 설비 개발을 진행중이다. 

단기적으로는 2024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30%를 감축하는 목표를 수립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중이다.

▲탄소절감 비즈니스 인정받은 SK온, 유럽 배터리 사업 투자자금 2.6조원 확보

SK온은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이미 수주 받은 다량의 공급물량은 물론 탄소를 절감하는 대표적 그린 비즈니스라는 점을 ECA들로부터 인정받아 국내외 정책금융 기관을 통한 대규모 투자재원 조달에 성공했다.

SK온은 지난달 28일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 한국무역보험공사 및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20억 달러(약 2조 624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3개 기관은 SK온이 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과정에서 보증을 서거나 보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오일러 헤르메스와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각각 8억달러와 7억달러 규모의 보험을 제공하며, 한국수출입은행은 2억 달러의 보증을 선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동시에 3억 달러를 직접 SK에 대출한다. SK온은 이를 토대로 다음달부터 7개 해외 상업은행으로부터 순차적으로 자금을 인출할 예정이다. 2년 거치 5년 균등 분할 상환 조건으로, 장기 대출형식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SK온의 유럽 배터리 사업이 국익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오일러 헤르메스는 SK온의 배터리를 장착한 자국 폭스바겐 자동차가 해외 시장에 수출된다는 점에서 파이낸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헝가리 이반차 시에 건설중인 유럽 3공장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총 3조 3,100억원이 투자되는 이반차 공장은 2024년부터 연간 기준 전기차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3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헝가리 코마롬시 자원봉사단체 KÖSZ와 협력해 산해진미 플로깅 활동 실시

지난 4월 29일, 헝가리 코마롬시에 위치한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SK On Hungary 등 현지 구성원 40여 명은 공장 인근의 다뉴브 강가에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하며 산해진미 위크에 참여했다.

이번 캠페인은 헝가리 코마롬시에 소재한 자원봉사단체 KÖSZ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두 곳의 구성원들은 처음으로 산해진미 활동에 참여했다.

산해진미 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단체 KÖSZ의 대표 Fehérvári Dávid는 "우리는 매주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평소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을 반성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KÖSZ의 이러한 취지는 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산해진미 플로깅 캠페인의 목적과 정확히 일치한다"라며 "다음에도 SK온 구성원들과 함께 플로깅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폐배터리 ESS 건설현장에 활용

SK에코플랜트와 SK온은 지난 5월 10일 국내 최초로 건설현장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전력공급시설을 구축했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초대형 배터리로, 전력 낭비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11월 SK에코플랜트와 SK온, 한국전기안전공사, KD파워가 업무협약을 맺어 진행한 프로젝트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규제특례 승인을 받아 폐배터리로 제작한 ESS를 시범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ESS를 제작했으며, SK에코플랜트가 시공중인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평촌 트리지아 아파트 건설현장에 설치를 마쳤다.

SK에코플랜트와 SK온은 향후 2년간 공동운영을 통한 실증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건설현장은 야간에는 전력소모량이 적은 반면, 낮에는 타워크레인, 화물운반장비(호이스트) 등 각종 작업에 필요한 장비 운영으로 전력소모가 많아 외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전력공급시설을 설치해 사용한다.

ESS를 연계한 새로운 전력공급시설을 이용하면 심야시간대 외부의 잔여 전력을 저장해 다음날 피크시간대(오후2시~4시) 장비 운영 등에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시설을 통해 기대되는 연간 피크시간대 전기 사용 절감량은 약 11만 6800kWh/년으로, 약 51.7톤(tCO2e, 온실가스 톤)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다. 이는 약 5,700여그루 소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동일한 수준이다. 심야시간대 전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건설현장의 비용 절감효과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을 통해 앞으로 늘어나는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 해소에 기여해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피크시간대 공급받는 전력을 최소화해 탄소배출 저감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이번 실증 사업이 실제 사업화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폐배터리 활용 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용 환경을 고려해 운용과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영규 SK에코플랜트 에코스페이스BU 대표는 "환경기업에 걸맞게 건설현장에서 적극적인 탄소배출 저감을 실천하고 업계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진정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SK온과 친환경 ESS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고 전기차 진단평가 표준화 선도...배터리 낭비 줄인다

SK온은 지난 4월 28일, 배터리 자원선순환을 위한 잔존가치 평가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이하 진단보증협회)와 ‘EV(전기차) 배터리 상태 진단 및 가치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고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잔존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표준화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양측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잔존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성능 진단 방법과 평가기준을 함께 마련키로 했다. 협약을 통해 중고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고,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해 시장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온은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BaaS AI’를 기반으로 배터리 성능 측정 및 진단에 대한 자문을 협회에 제공할 예정이다. 전기차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 능력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K온은 올 하반기부터 중고차 거래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수명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잔여 수명을 확인할 수 있어 중고차 거래 환경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협업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진단 및 가치 산정에 대한 기준을 완성활 계획이다. 향후 협회는 전기차용 전용 진단장비를 보급하고 전기차 전반에 대한 성능상태 점검기준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정우성 SK온 이모빌리티사업부장은 “성능진단 및 잔존가치 평가는 배터리 자원선순환의 시작점”이라며 ”향후에도 친환경과 소비자 편익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