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유치, 인도 진출에 독됐다...고심 깊어지는 韓게임업계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인도 시장서 퇴출 인도 게임 시장 잠재력 커...韓 게임업계 중국자본 선 긋기 나설까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AAA급 신작 출시를 앞두고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해 중국 IT 기업들의 도움이 필요한 한편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일을 놓고서는 중국 자본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는 인도 정부 지시로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삭제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중국 기업인 텐센트와 크래프톤의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인도와 중국 사이의 국경 분쟁으로 인해 인도 정부는 중국산 앱에 대해 거리두기를 펼치고 있는데, 텐센트가 크래프톤의 지분 13.53%를 보유한 것을 고려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역시 중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인도 IT 기업에 그동안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펼쳐온 크래프톤에는 큰 악재가 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를 기반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던 e스포츠 리그 등 다수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시장을 포기하기에는 잠재력이 막대해 크래프톤을 비롯한 다수의 게임기업들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기준 인도 게임 이용자는 6억22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으며 인도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라인게임즈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텐센트가 자국 규제를 피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들의 인도 진출 역시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가 심한 중국 시장을 대신해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삼던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에게 뼈아픈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다만 인도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거둬들이던 매출의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놓고서는 안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BGMI) 서비스 중단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BGMI 매출이 전체 매출 중 6~7% 수준이고 이익 기여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어서, 이로 인한 주가 하락은 10% 이상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인도를 제외한 3분기 펍지 모바일, PC 신규 맵 추가 등 대규모 업데이트, 콜라보 등 유료 모델 확대로 인도 매출 감소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시장에서 게임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것과 별개로 게임 내에서 수집하는 개인정보 등이 중국에 유출될 일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를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 진출을 앞둔 우리나라 게임사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크래프톤 이슈가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자본을 유치하는 일이 무조건적으로 국내 게임사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