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2022년 7월 31일, 가장 길었던 국민의힘 하루
2022-08-01 오풍연 논설위원
#1: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와해 일보 직전이다. 비대위 체제가 도입될 게 틀림 없다. 배현진 의원에 이어 조수진 의원도 3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2명만 더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기능을 상실한다. 현재 남아 있는 5명은 권성동 성일종 정미경 윤영석 김용태 등이다. 이 중 윤영석 의원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과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한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그동안 이준석 편을 들었지만 현재는 거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도 사퇴할 공산이 크다.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불신임 받은 셈이다. 이쯤되면 권 대행이 비대위 체제 도입을 공식 선언해야 한다. 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31일 오전)
#3: 권성동 1인 천하는 딱 20일이었다.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은지 20일만인 31일 대행직을 내려 놓았다. 당내 상황이 그로 하여금 그 같은 결정을 내리게 했다. 권성동 자신도 몰랐을 터. 당권 도전을 꿈꿨을텐데 원내대표도 그만두라는 소리가 나온다. 권성동도 위기다.(31일 오후)
2022년 7월 31일은 국민의힘에게 가장 긴 하루였던 것 같다.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발 큰 뉴스가 잇따라 터졌다. 최근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다. 조수진 의원에 이어 윤영석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여기에 당연직 최고위원인 성일종 의원도 정책위원장을 물러나겠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의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여당에서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건 어렵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한다. 대통령실도 비대위 구성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보다 더한 비상상황이 어딨나”며 “비대위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주말 사이 당에 전달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핵심 참모의 전언이다.
당의 개편으로 끝날 일만도 아니다.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조수진 의원), “여당, 내각, 대통령실 세 축은 무능함의 극치”(김태흠 충남지사) 등의 지적도 나왔다. 내가 앞서 여권의 대개편을 촉구했던 맥락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