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소액주주 "중기계획조차 없는 깜깜이 경영 이해 안돼...주주와 국민 앞에 나서라"

- 홍이표 대표 "DB금융투자와 손잡고 공매도 대응 위해 주식 이관으로 힘 모으고 있어"

2022-07-05     김의철 기자
HMM

국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원양해운사 HMM(대표이사 김경배)의 소액주주들이 회사측의 불투명한 경영방식을 성토하며 기자회견에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을 통해 편법으로 지분을 늘린 최대주주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과 2대주주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가 이자수익과 배당에만 몰두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회사의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지적이다. 

홍이표 HMM소액주주연대 대표는 4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HMM은 지난해 7조40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 들어서는 매달 1조원이 넘는 돈을 벌고 있다"며 "그런데도 최대주주인 산은과 해진공은 물론, 김경배 HMM대표조차 회사의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투명경영에 소홀해 시가총액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보다도 더 수준으로 저평가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이어 "김경배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한번 하지 않고 있다. 취임사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고, 같은 취지로 메일을 직접 주고받기도 했다"며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매일 출근길에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며 소통하고 있는데, 국적 원양해운사가 깜깜이 경영을 하는 행태는 주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김경배 대표와 산은, 해진공 등은 소액주주와 국민의 물음에 진솔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HMM의 종가는 주당 2만3650원, 시가총액은 11조5658억원을 기록했다. HMM은 1분기 말 13조원이 넘는 총 자본금을 공시했고, 2분기에도 매달 1조원 이상을 벌고 있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따라서 실제 현금성 자산은 시가 총액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실적호조에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당장은 민영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공매도가 늘고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홍 대표는 비판했다. 실제 HMM은 공매도 1위 종목이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신임 해수부 장관이 HMM을 당분간 민영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매우 실망했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항공사와 택배를 포함한 물류업체들을 인수하면서 복합물류체제로 전환하고 있는데, HMM은 장기 비전은 커녕 중기계획조차 없다"면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모아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날로 늘어가는 공매도와 대차잔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소액주주 주권운동인 주식 이관을 시작했다. 대차서비스를 하지 않는 DB금융투자와 힘을 모으고 있다"며 "주식을 한 곳으로 모아 공매도에 대처하고 주권 운동을 효율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1차 목표 지분은 총 지분의 3%"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최근 논란이 일었던 고가의 장기용선 계약과 잔여 CB 처리 방향, 민간 매각 로드맵에 대해 회사와 정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면서 "주주들과 소통하지 않고 투명경영을 외면하는 행태를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이런 식으로 투자시장을 엉망으로 만들면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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