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나트륨·당류 줄인다는 정부...현장 목소리는?

보건복지부, 배달앱 나트륨·당류 저감 시스템 구축 자영업자,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vs 오히려 단골 늘 수도"

2022-06-29     이용준 기자

정부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덜 달게’, ‘덜 짜게’ 등 조미료 첨가량을 조정할 수 있게 한다고 밝힌 가운데 현장에서는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탁상행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한편, 일각에서는 오히려 단골고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배달의

보건복지부가 지난 20일 제 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한 가운데 ‘배달 어플리케이션에 나트륨·당류 저감 기능 구현’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나트륨과 당류 양을 선택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복지부 임인택 건강정책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 증가로 나트륨·당류 섭취가 늘고 있는데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나트륨·당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배달업체들이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원이 필요하다면 예산·정책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들은 이번 정부방침이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입맛 취향을 맞추기가 어려운데 조리법을 규제하면 점포운영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30대 신모씨는 29일 <녹색경제신문>에 “고객 입맛이 천차만별인데 조리과정에서 음식 간까지 규제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조리과정 동선도 길어지고 점주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지면 점포 운영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신모씨는 “게다가 고객의 컴플레인 여지가 커지고 부정적인 리뷰가 늘어날 것”이라며 “가뜩이나 가게 운영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신경써야할 요소가 많아지면 매출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자영업자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규제가 생겨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한 자영업자는 “세부적인 요구가 들어와도 음식은 그대로 보내면 그만”이라며 “아니면 가게정보에 특제소스를 사용해서 간 조정이 어렵다는 문구를 달아놓을 생각”이라고 반발했다. 이밖에 다른 자영업자는 “사업자 선택사항이면 찬성하지만 강제 옵션이면 차라리 조미료를 별참해 고객이 직접 조리하게 만드는 방식을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배달수요가 많아진 만큼 국민건강에 대한 업계 책임도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배달음식이 하루 평균 나트륨 권장량(2000mg)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치킨은 2290mg, 자장면 2391mg, 짬뽕 4000mg으로 조사됐다. 배달시장 보편화와 나트륨 과다섭취 문제가 국민건강 불균형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대학생 20대 김모씨는 29일 “음식소비 행태가 비대면 배달문화로 급변하고 있는 만큼 배달음식은 국민건강 문제에 분명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요식업자 개인 입장에서 번거로운 점도 있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의미 있는 규제라고 생각한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또 수도권 지역에서 우동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지모씨는 “점포 운영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오히려 단골고객이 늘어날 기회일 수 있다”며 “작년부터 맵기, 짜기 기준을 1~3 단계별로 세부 설정해서 조리하고 있는데 고객들 반응도 좋고 매출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지부 방침을 두고 찬반의견이 팽배한 가운데 정부는 2024년까지 기능 구현을 목표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